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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모인의 게임의 법칙] 중국 게임들의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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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
더게임스데일리

중국 게임업체들이 동남아 시장에서 쾌속 질주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 또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 중심엔 텐센트와 넷이즈, 미호요 등이 포진해 선단을 이끌고 있다.

비대면 수요가 폭증하면서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면 올해 중국 게임업체들의 해외 매출은 전년대비 약 30% 증가한 약 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몇 년전의 실적과 비교하면 매우 경이적인 기록이다.

문제는 이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게임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있는 데다 투자역시 아주 과감하다. 여기에다 게임 내용은 매우 선정적이다. 과거 한국 게임업체들이 현지화에 주력하면서 해외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했다면, 중국 게임업체들은 현지화에다 자극적인 내용을 더 삽입하는 식이다. 미호요에서 출시한 '원신'이란 작품이 대표적인 게임이다.

중국 게임업체들은 지금 썰물처럼 해외로 빠져 나가고 있다. 2021년 중국 게임시장은 표면적으로는 정중동의 모습이다. 내수시장도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다. 한자리 수 이상의 성장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인구 역시 증가 추세에 있다. 하지만 점증하는 모습이라고는 딱 꼬집어 얘기할 순 없다. 전년대비 불과 2.5% 정도(2019년 기준) 증가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같은 원인은 중국 당국의 게임산업 억제책이 주효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게임에 대한 심의기준을 더욱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국 게임업체에 대한 판호 허용기준은 물론 자국업체에 대한 심의기준도 강화하고 있다. 이보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시진핑의 공산당에서 게임에 대해 그렇게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예컨대 청소년들에게 오로지 해악만을 안겨주는 엔터 장르는 게임이라고 단언할 정도인 것이다.

이러한 왜곡된 시선은 단지 게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정보통신(IT)분야에 대해서도 그렇게 시선이 곱지 않다. 불가피하게 인정하는 분야일 뿐이라는 것이다. 온라인은 회색 영토이고 오프라인만이 자신들의 공산당 정강 정책과 맞아떨어진다는 식이다. 그 때문인지 유력 온라인 분야 인사들에 대한 설화 및 받아들일 수 없는 예상밖 행동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응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자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 당국의 정책을 비판해 왔다. 특히 일련의 중국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냉정하다 할 만큼 가혹하게 힐난해 왔다. 결국 중국 공산당에 찍힌 마윈은 알리바바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최근에는 그가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공들여 조성한 후판(湖畔)대 총장직에서 까지 쫒겨날 처지에 놓였다.

텐센트의 마화텅 의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내수시장에 대한 특별한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그의 성향과 맞물려 있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중국내에서 그와 상징적 인물로 불리워 온 마윈과는 크게 다른 처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선택한 것은 바로 해외시장이다. 텐센트의 해외투자 건수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이 가운데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건 수 또한 적지 않다. 이를 종합해 보면 대한(對韓) 진출을 위한 중국 게임업체들의 인해전술은 어찌보면 자국시장에서 버티지 못하고 튀어져 나가는 불가항력적인 성격이 짙다. 이미 그 조짐은 2~3년 전부터 있어 왔다.

하지만 비대면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본격화의 전조에 진입한 것이다. 하지만 간과해선 곤란한 것은 이들이 이렇게 한반도를 누비면서 자신들의 영토는 더욱 굳건히, 그 것도 아주 튼실히 방벽을 만들어 지켜 나가려 할 것이란 점이다. 실제로 지금, 중국 당국은 과거 박 정희 체제의 유신 시절, 공연윤리위원회에서 만들어 쓰다 버린 영화 심의 잣대를 게임에다 원용해 쓰는 황당한 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다. 이같은 방식이면 중국 공산당에 잘못 걸리면 벗어날 길이 없다. 주는대로 받아먹고, 아니면 입을 닥치라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판호를 내 줄 생각이 거의 없다. 그러면서 자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 판단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방치한다. 아주 뻔뻔스런 태도다. 그러니까 세계 무역기구(WTO)가입도 그처럼 늦도록 뭉그적 거리다 회원국 가운데 맨 꼴찌로 마침표를 찍지 않았나 싶다. 문제는 중국 게임업체들이 밀물처럼 밀려 들어오니까, 우리 한국기업들 역시 그만큼 중국으로 진출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시진핑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가 이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아무도 그 답을 해 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그런 그의 방한 계획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고, 연내 방한 여부 조차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그에게 한국 게임의 운명을 맡겨야 한다는 사실이 솔직히 부끄럽고 낯 뜨거울 따름이다. 다른 방도는 없을까. 자국 게임 기업에 대해서도 밖으로 내 모는 중국인데 외국 게임기업에 대해서는 오죽하겠는가 하고 자위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상호주의 원칙에 의해 중국 게임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옳다. 그 것만이 답이다 할 것이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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