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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신임 총리 베네트 "이란 핵보유 용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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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수석보좌관으로 정계 입문…시오니즘·정착촌 운동으로 기반 다져

연합뉴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신임 총리
[AP=연합뉴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역대 최장수 총리 타이틀을 가진 베냐민 네타냐후(71)를 밀어낸 신임 나프탈리 베네트(49) 총리는 이란과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한 극우 정치인이다.

13일(현지시간) 의회 신임투표를 통과한 연정에 참여해 총리가 된 그는 이란에 대한 강경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신임투표 직전 연설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에 소임을 맡았다"며 "이제 다른 지도자들,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정치 분열의) 광기를 멈출 시간"이라고 말했다.

또 베네트는 "이스라엘의 최대 위협요인인 이란의 핵 프로젝트가 임계점에 도달했으며, 중동은 이란 핵 합의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이란 혁명수비대는 가자지구와 레바논, 시리아, 예멘에 전초기지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핵합의 당사국이 아닌 만큼 행동할 자유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란의 핵무기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핵 합의 복원 시도는 실수"라고 강조했다.

베네트는 다만, 최근 하마스와의 무력 충돌 와중에 이스라엘을 지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그는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이후 미국 민주당과 불편한 관계에 빠졌던 네타냐후와 달리 자신은 미국의 민주당, 공화당 모두와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베네트는 불과 7석의 의석을 가진 소수당 대표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반(反)네타냐후 블록'의 부족한 의석을 채우는 대가로 순번제 총리의 첫 주자 자리를 꿰찼다.

그는 군 복무 후 미국으로 건너가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한 뒤 매각해 큰돈을 번 백만장자다.

이스라엘로 돌아와서는 2006년부터 2년간 당시 야당 대표였던 네타냐후의 수석보좌관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특수부대 장교로 군 복무할 당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전투를 치르면서 느꼈던 정치권의 서투른 대응이 자신을 정치로 이끌었다고 밝힌 바 있다.

베네트는 이후 시오니즘(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민족주의 운동)과 유대인 정착촌 운동 지도자로 우파 색채를 굳혔다.

이후 리쿠드당에서 탈당, 정통파 유대교도 정당인 '주이시 홈'(The Jewish Home)에 들어가 당권을 잡고 2013년 총선에서 당의 원내 진출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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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총선 직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베네트 대표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크네세트(의회) 의원이 되기 위해 미국 국적을 포기한 그는 네타냐후가 주도한 우파 정부에서 경제, 종교, 디아스포라(재외동포) 담당 장관도 맡았다.

2015년 총선 이후에는 교육부 장관과 예루살렘 담당 장관도 지냈다.

교육부 장관 시절에는 요르단강 서안 내 군사 활동을 비판하는 비정부기구(NGO) 회원의 학교 강사 초빙을 금지했고, 고대 유대 및 사마리아 유적지 방문을 늘리는 방향의 교육과정 개편도 단행했다.

베네트는 2018년 공석이 된 국방부 장관 자리를 노렸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베네트는 네타냐후와 반목했다.

같은 해 몇몇 동료 의원들과 함께 탈당했고 우파 정당인 '뉴라이트 당'을 창당한 뒤 성향이 비슷한 일부 정당들과 합세해 세를 키웠다.

평소 네타냐후보다 자신이 더 강력한 우파 정치인이지만 증오와 갈등을 정치 수단으로 활용하지는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또 2012년 인터뷰에서는 자신을 극우 성향으로 보는 시각이 잘못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총선 이후 베네트는 친네타냐후도 반네타냐후도 아닌 '제삼지대'에 머물면서 '킹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고, 결국 반네타냐후 진영과 권력분점을 통해 자신의 멘토인 네타냐후를 밀어내고 총리 자리를 차지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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