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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화물차 사고 사망자 10명 중 6명은 이 차량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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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톱! 고속도로 화물차 사고](상)

3년간 화물차 사고 사망 302명

1t 초과 사업용이 62.6%나 차지

전체 화물차 중 대수는 8% 안돼

졸음ㆍ주시 태만과 과속 등 원인

중앙일보

지난달 14일 당진영덕고속도로에서 25t 화물차에 실린 강판 코일이 떨어져 승합차를 덮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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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11시 50분께 경북 상주시 인근 당진영덕고속도로 영덕 방향 51㎞ 지점에서 8.5t 화물차가 정차해있던 1t 트럭의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이어 충격에 밀린 1t 트럭이 앞차와 부딪히면서 차량 3대가 추가로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60대인 1t 트럭 운전자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 지난달 14일 오후 3시 50분쯤에는 충북 보은군의 당진영덕고속도로 수리터널 인근에서 25t 화물차에 실린 13t가량의 강판 코일이 떨어져 일가족이 탄 승합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8세 여자아이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목숨을 잃었다. 운전석에 있던 숨진 여아의 엄마도 중상을 입었다.

전국 고속도로에서 화물차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는 교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1t을 초과하는 사업용 화물차가 일으킨 사고 탓에 발생한 사망자 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2020년)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582명이다. 이 가운데 화물차가 가해 차량인 사고로 숨진 사람은 302명으로 전체의 51.9%를 차지했다. 2018년 51.1%에서 지난해에는 53.1%로 증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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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에서 발생한 31중 추돌사고 현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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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가해 사망사고를 원인별로 보면 졸음·주시 태만이 79%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과속(9%)과 안전거리 미확보(2%)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2월 17일 전북 남원시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에서 발생한 31중 다중 추돌사고가 주시 태만과 과속, 안전거리 미확보 등이 겹친 대표적 사고라는 지적이다. 당시 터널 안에서 발생한 화재 등으로 인해 5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물론 강판 코일 낙하사고처럼 과적·적재 불량이 불씨가 돼 일어나는 참사도 적지 않다. 월별로는 10월(13%)과 6월·8월(9%)에, 시간대별로는 오전 3~6시(19%)와 낮 12시~오후 3시(14%)에 사망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그런데 화물차 사고를 차종·용도로 나눠보면 더 큰 문제가 드러난다. 2020년 기준으로 국내 등록 화물차는 모두 361만여대다. 이 중 1t을 넘는 사업용 화물차는 전체의 7.7%인 27만 9000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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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t 초과 사업용 화물차 사고 탓에 발생한 사망자(189명)는 전체 화물차 사고 희생자의 62.6%에 달한다. 또 사업용 화물차 사고 사망자(201명) 중에선 무려 94%를 차지한다. 사업용 화물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 10명 중 9명은 1t 초과 차량 때문이라는 의미다.

비사업용 화물차에서 1t 이하 소형 화물차가 '고속도로 위의 시한폭탄'이라면, 사업용 차량에선 1t 초과 중대형 화물차가 '대형사고 유발자'인 셈이다. 실제로 비사업용 화물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101명) 중 74%가 1t 이하 화물차에서 발생했다. 반면 사업용에선 25t 이상 대형화물차가 37%로 가장 많았고, 5t 이하 중형화물차가 22%로 뒤를 이었다.

도공 교통처의 조재성 차장은 "사업용 화물차는 상당수가 장시간·장거리 운전 탓에 과로와 과속 운행 등에 쉽게 노출돼 대형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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