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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야당발 세대교체 바람, 4·7 선거서 자신감 얻은 2030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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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촛불집회로 문정부 출범 기여

불공정에 분노하며 여권에 등돌려

정치세력 주목받은 건 서울 보선

오세훈 측 이준석이 참여 이끌어

“56세에 최고위원이 됐는데 당의 원로가 된 것 같다.”

이준석(36)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함께 지도부 일원이 된 김재원 신임 최고위원이 확 젊어진 보수 대표 얼굴을 대하며 전한 당선 소감이다.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뽑힌 6명의 지도부 중 이 대표를 비롯해 배현진(38)·김용태(31) 최고위원 등 3명을 배출한 30대 바람이 거세다.

중앙일보

야당 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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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야당을 강타한 세대교체 바람의 발원지는 역설적으로 ‘보수의 난국’이다. 많은 전문가는 ‘이준석’이 상징하는 ‘MZ세대(2030세대)’가 적극적으로 정치 참여를 시작한 시기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불러온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촛불집회 때로 꼽는다. 당시 촛불을 들고 서울 광화문광장에 나섰던 2030세대 상당수는 이듬해인 2017년 5월 19대 대선 때 문재인 정부 출범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그러나 빠르게 불어온 바람은 급속도로 방향을 바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사건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갈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건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불공정’에 분노하는 젊은 세대가 여권에 등을 돌렸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 폭등까지 겹치면서 2030세대의 여권 지지율이 지난 4년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진곤 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는 “변화를 요구하는 2030의 덕을 보고 정권을 창출한 사람들이 자신들 운동권 논리에 갇힌 기득권이 돼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며 “청년층이 실망하고 등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2030세대가 실체가 분명한 정치 세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4·7 재·보선이다. 박영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자신의 저조한 2030 지지율과 관련해 “20대는 역사적 경험치가 낮다”고 말하면서 청년층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그런 여당과 달리 청년들을 유세차 단상에 올려 지지 연설을 들은 뒤 “20대가 똑똑하다. 무섭다”며 몸을 낮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적중했다. 오 후보 캠프에서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아 2030세대를 연단에 이끌어낸 이가 이 대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난 재·보선은 어느 한쪽 진영에 느슨하게 속해 있던 정치 행위를 넘어서 2030세대가 스스로 정치 세력화하게 된 계기”라고 평가했다. “20대가 보궐선거에서 ‘우리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정치적 효능감을 느꼈다”(이진곤 전 교수)는 분석도 나온다. 친숙한 소셜미디어를 무기 삼아 실시간 이슈에 즉각 반응하는 “디지털 네이티브”(김재섭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라는 점도 이 대표와 2030세대를 잇는 고리가 됐다.

성지원 기자, 김보담 인턴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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