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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부안선 1명에 5인분 맞히고, 인천선 정량의 절반만 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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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속도 붙자 오접종 잇따라

진주선 얀센 예약자에 AZ 주사

과용량 5명 중 1명은 40도 고열

“속도전 앞서 안전접종 강화해야”

중앙일보

지난 12일 서울 강동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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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오(誤)접종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다음 달부터 대규모 접종이 시작되면 이런 사고가 추가로 있을 수 있는 만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의 한 병원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정량(0.5ml)의 절반 정도인 0.25~0.3ml 정도만 투여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확인 결과 이 병원에서는 접종자 40여 명에게 지침과 다른 용량을 투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 측은 “기저질환자 등의 이상 반응을 줄이기 위해 백신을 정량 투여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해당 병원의 잔여 백신은 회수됐고, 접종 업무는 중지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정량은 임상시험에서 효능을 극대화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한 적정 용량을 찾아 표준으로 허가한 것”이라며 “반드시 정량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 부안의 한 병원에서는 5인분인 얀센 백신 1바이알(한 병)을 1명에게 모두 투여하는 일이 벌어졌다. 30대 환자 5명이 이런 접종 사고를 당했고 이 중 1명은 40도가량의 고열 증상을 보였다. 추진단 예방접종 실시 기준에 따르면 임상시험 시 과용량 접종자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지만, 접종 부위의 통증 등 보고 빈도가 높았다고 한다. 권고보다 적은 용량으로 접종했을 경우, 절반 이상 접종됐다면 재접종하지 않고 절반 미만으로 접종하거나 용량 비율을 추정할 수 없을 때는 허가된 용량으로 반대쪽 팔에 재접종해야 한다. 인천의 경우 투여량이 절반 이상이라 재접종은 하지 않는다. 경남 진주의 한 의원에서는 얀센 백신 예약자에게 AZ 백신을 투여하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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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후유증으로 휴점을 연장한다는 카페 안내문.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누적 2차 접종자(접종 완료자)는 299만여 명, 얀센은 56만 여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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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3분기부터 대규모 접종이 이뤄지면서 접종자가 몰릴 경우 이 같은 사고가 잇따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3분기에 국민의 70% 이상에게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고 했다. 이달까지 1300만 명 이상에 접종하고, 이후 3개월간 2300만명에 추가 접종해야 한다. 김우주 교수는 “가을이 되면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접종이 겹쳐 혼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접종 직전의 주사기 사진과 함께 “AZ를 맞았는데 불안하다. 눈금을 볼 줄 알면 정량인지 봐달라”는 등의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당국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할 수 있는 건 추가 안내와 교육 정도다. 추진단 관계자는 “보건소를 통해 의료기관에 안내하고, 이달 중 교육자료를 업데이트해 제대로 이수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선 얀센 맞은 30대 사망=한편 얀센 백신을 맞은 30대가 숨지는 사례가 처음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3일 질병관리청과 대구시에 따르면 30대 후반인 A씨는 지난 10일 대구 수성구의 한 의원에서 얀센 백신을 맞은 뒤 열을 동반한 감기·몸살 증세를 보였다. 그는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12일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지만, 혈압이 계속 떨어지면서 이날 오전 사망했다.

당국은 A씨가 기저질환(지병)을 앓아왔다고 밝혔지만, 유족 측은 “과거 혈액 관련 질환을 앓았으나 완치돼 백신 접종 전까지 건강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황수연·김민욱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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