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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여혐' 낙인에 성형한 유튜버 보겸 “얼굴 드러낼 자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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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선 교수에 법적 소송 예고

‘여성혐오’(여혐) 논란에 휘말렸던 보겸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얼굴 성형수술 후 첫 입장을 표명했다. 보겸은 “이제 얼굴을 보여드릴 자신이 없다”면서도 논쟁을 벌이고 있는 윤지선 세종대 초빙교수에 대해서는 “늦어도 다음주나 이번달 안에는 법원에서 문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겸은 구독자 40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다.

지난달 보겸은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면서 얼굴을 성형수술하겠다고 밝혔다. 보겸은 자신의 이름과 인사 표현인 ‘하이루’를 합성한 단어인 ‘보이루’라는 자신만의 인사법을 사용해왔는데, 이에 대해 지난 2019년 윤 교수가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보이루’가 여성 성기와 관련된 표현이라고 규정해 여혐 논란이 일었다. 보겸은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윤 교수 등에 대해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고, 윤 교수 측도 “당당히 맞대응하겠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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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보겸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의 한 장면. 영상에서 보겸은 한 법무법인과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윤지선 세종대 초빙교수와의 소송에 대해 보겸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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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보겸은 유튜브에 ‘안녕하세요 보겸’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다. 약 3분 분량의 영상에서는 흰 티셔츠를 입은 사람의 상반신만 보이며 보겸으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들린다.

보겸은 “성형 수술을 하고 3주 정도가 지났다”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씁쓸하면서 내심 시원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보겸은 “몇 개월 전부터 보이루가 왜곡된 내용으로 들어간 윤지선 교수의 남성혐오 논문을 내리기 위해서 수개월 간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금 절차를 밟기 위해 처음 윤지선 교수에게 DM(메시지)을 보낸 이후, 논문이 쓰인 가톨릭대에서 철학연구회, 그리고 다시 연구재단에서 가톨릭대로 이관을 시켰는데 가톨릭대에서 이 논문이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판가름을 내린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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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전 유튜버 보겸이 방송을 진행하던 모습.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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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에 대해 보겸은 “일반 사람 하나 재물로 삼아 자기 명예와 교수 자리 유지하고 있다”며 “윤 교수는 ‘지금까지도 보겸은 여성 혐오자 맞다’ ‘논문은 문제가 없다’ ‘명예훼손 조건이 성립하지 않는다' ‘보겸에게 사과할 그 어떠한 근거나 이유 가 없다’ ‘(보겸이) 고소 협박만 세 달째 하고 있는데 고소 가능했으면 벌써 했을 것’이라면서 트위터에서 활발한 언플(언론 플레이)하고 계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겸은 법무법인과 맺은 계약서를 보여주며 “고소 이런 걸 한번도 안 해보신 건지 모르겠는데 이게 시간이 조금 걸린다”면서 “이거 장난 아니다”라고 했다.

보겸은 소송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보겸은 윤 교수를 향해 “늦어도 다음주나 이번달 안에는 우체통 뒤져보시면 법원에서 뭐 와있을 것”이라면서 “조만간 진짜 면대면으로 보게 될 것 같은데 우리 길게 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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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보겸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의 한 장면. 영상에서는 얼굴은 드러나지 않고 보겸의 목소리만 들린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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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겸은 앞서 지난 8일에도 유튜브에 1분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이때는 검은 티셔츠를 입은 사람의 상반신만 드러냈다.

보겸은 “이렇게 인사하는 건 오랜만”이라며 “수술이 끝나고 2주가 지났는데 통증은 아직도 있긴 하다”고 했다. 이어 “수술한 얼굴이 자리가 잡아가면서 예전 얼굴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예 없어진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술 영상에서 부은 얼굴이 어떻게 보면 (공개하는) 마지막 얼굴일 것 같다”며 “이제 얼굴을 보여드리기가 아직은 좀 자신이 없다”고 했다.

보겸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계획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항상 감사하다”며 영상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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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철학연구회는 입장문을 발표해 유튜버 보겸이 사용해온 인삿말 '보이루'를 여성혐오적 표현이라고 지적한 윤지선 세종대 초빙교수의 논문에서 일부 표현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철학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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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 교수는 지난 4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보겸이 저를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지금 몇 달간 계속 지속하면서 온라인 오프라인 집단 사이버 공격을 촉발시키고 있다”며 비판했다.

윤 교수는 보이루가 여성혐오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2018년 이후로 계속해서 각종 사회 지면기사나 한국여성정책연구소의 보고서에서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는 명백한 성차별적 사회 현상”이라며 “거의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보겸의 소송에 대해서는 “한국 사회에서는 어떠한 여성 차별이나 여성혐오 현상은 없다고 믿는 일부 남성 집단의 요구에 크게 부응하는 모습”이라며 “더 큰 수익과 이익을 얻고자 하면서 두 달 동안 계속 저를 저격하는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장근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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