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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로봇이 온다

[단독] 기아차, 11월부터 로봇 입고 공장서 일한다…국내 첫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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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현대자동차 직원이 의자형 무릎관절 보조 로봇 `CEX(첵스)`를 착용하고 차체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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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5대 신사업 중 하나로 육성 중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연내 국내 완성차 제조공장에 조끼, 의자 형태의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오는 11월 국내 공장 내 생산라인에 웨어러블 로봇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1차 현장 테스트를 실시했고 올해 2월 말 제작사 현대로템과 개선사항을 논의했다.

현대로템이 이달 중으로 현장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개선품을 개발하면 기아는 7월부터 두 달간 2차 현장 테스트에 돌입한다. 이어 9~10월 내부 협의를 거쳐 로봇 적용 공정과 도입 규모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기아가 도입하는 로봇은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2018~2019년 개발한 조끼형 외골격 착용 로봇 'VEX(벡스)'와 의자형 무릎관절 보조 로봇 'CEX(첵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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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스는 구명조끼처럼 간편하게 착용해 즉시 사용할 수 있으며, 중량은 2.5㎏에 불과하고 가격 또한 기존 경쟁 제품(4000~5000달러) 대비 30%가량 낮다. 세계 최초로 인체의 어깨관절을 모사한 다축 궤적 구조와 멀티 링크 구조의 근력보상장치를 적용한 덕분에 미국 공장 선행 테스트에서도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첵스는 작업자의 앉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무릎관절 보조 로봇으로 1.6㎏ 경량형이지만 최대 150㎏까지 지탱할 수 있다. 사용자의 신장에 맞게 길이를 조절할 수 있고 착좌각 설정이 가능해 자세에 따라 원하는 높이를 맞출 수도 있다.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한 건 기아가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단순 반복 작업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포드는 엑소바이오닉스와 함께 외골격 로봇 '엑소 베스트'를 공동 개발한 뒤 2018년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15개 공장에 도입했다. BMW 또한 미국 현지 공장에 상체와 하체에 적용하는 외골격 로봇을 도입했고, 아우디는 스위스 스타트업인 누니와 공동 개발한 외골격 로봇을 시범 운용하고 있다. 미국 GM은 2016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산업용 로봇 장갑 개발에 돌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BIS리서치가 발표한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외골격) 시장 분석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2017년 1547억원에서 2026년 5조6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산업용 로봇 판매 규모는 63만여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웨어러블 로봇은 근로자의 일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무거운 부품을 들고 옮기거나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는 이들의 근로 부담을 경감시킨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웨어러블 로봇 도입이 근골격계 질환 예방은 물론 생산 공정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근로자의 작업 지구력, 피로도 경감 등 작업 효율 개선 효과가 10%에 달할 것이라는 게 기아 내부 추산이다. 기아 관계자는 "11월부터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현장에 조기 적용할 방침"이라며 "시범 테스트 기간 중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만족한 작업자가 적용을 원하는 일부 공장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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