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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CJ ENM-LGU+, 모바일tv 실시간 방송 중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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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모바일tv 사용료 협상 결렬...12일 0시부터 CJ ENM 실시간 방송 중단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 vs "콘텐츠 헐값 관행 고쳐야" 양사 입장 팽팽

뉴스1

강호성 CJ ENM 대표가 서울 마포구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J ENM의 투자 전략을 발표하고있다. /뉴스1 2021.05.31. © News1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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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LG유플러스의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에서 CJ ENM 채널의 실시간 방송이 사라졌다. 프로그램 사용료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CJ ENM과 LG유플러스의 협상이 결렬된 탓이다. 이를 놓고 양사는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CJ ENM 측의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를 협상 결렬 원인으로 들었다. CJ ENM은 LG유플러스가 협상을 외면했으며 콘텐츠 헐값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맞섰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이용자 불편이 우려된다며 양사 협상 과정에서의 불공정행위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는 최근 IPTV 업계와 콘텐츠 제작사 간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시장 경쟁 심화되는 가운데 해외 시장을 내다보는 콘텐츠 제작사와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IPTV 간의 입장 차가 이번 사태의 근본 배경으로 지목된다.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 vs "콘텐츠 헐값 관행 고쳐야"

지난 12일 오전 0시 이후 U+모바일tv에서는 CJ ENM이 운영 중인 10개 채널 실시간 송출이 전면 중단됐다. 대상은 tvN, tvN STORY, O tvN, XtvN, 올리브, 채널 다이아, 중화TV, 엠넷, 투니버스, OGN 등이다. 양사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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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모바일tv 공지사항 갈무리) © 뉴스1


LG유플러스는 12일 오전 8시30분 입장문을 내고 CJ ENM의 과도한 콘텐츠 사용료 인상 요구가 협상 결렬의 원인이라며, 이용자 불편을 초래한 책임이 CJ ENM에 있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CJ ENM은 U+모바일tv 콘텐츠 사용료로 전년 대비 약 2.7배 증가한 금액을 요구했다. 2019년 9%, 2020년 24% 사용료 인상에 비해 올해 비용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대형PP간 통상적인 인상률이 10% 이내임을 감안하면 CJ ENM의 주장은 무리한 수준"이라며 "아울러 CJ ENM은 U+모바일tv를 사용하는 고객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실시간 채널 송출을 중단하겠다며 사용료 인상 주장을 고수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CJ ENM은 이날 오후 5시26분 입장문을 통해 "LG유플러스와의 협상 결렬로 인해 사용자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면서도 "LG유플러스 측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 달라는 당사의 요구에 시종일관 외면하기 전략을 고수했고 이것이 이번 협상 결렬의 이유"라고 반박했다.

CJ ENM 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는 이번 협상 결렬의 본질이 아니다"며 "기존에 당사가 LG유플러스 OTT 공급 대가로 받아왔던 금액 자체가 적았기 때문에 인상률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LG유플러스의 자의적인 서비스 정의 및 기초 자료(이용자수)조차 공유하지 않은 협상 전략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실시간 채널 중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통신사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부가서비스로 콘텐츠를 헐값에 쓰는 관행은 이제부터라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U+모바일tv 놓고 "OTT로 별도 계약 해야" vs "IPTV 부가서비스일 뿐"

관건은 U+모바일tv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다. CJ ENM은 LG유플러스에 IPTV 프로그램 사용료와 모바일 플랫폼 사용료를 별도로 계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IPTV와 함께 묶어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아왔는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분류되는 U+모바일tv 가입자 규모에 맞는 사용료가 책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U+모바일tv가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방송을 시청하는 이용자 요구를 반영한 IPTV와 연계·파생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IPTV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과 연계해 사용료 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양사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CJ ENM은 "LG유플러스는 OTT서비스를 고가의 통신요금제 가입을 위한 미끼 상품으로 활용하면서 이익을 내고 있다"며 "그럼에도 '수익 창출이 아닌 부가서비스에 가깝다'는 모순된 주장을 하며 제대로 된 콘텐츠 사용료 배분은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IPTV와 U+모바일tv 수신료를 합산해 일괄 인상을 요구해오던 CJ ENM은 지난 4월 돌연 IPTV와 U+모바일tv 내 실시간 채널 대가를 분리해 받겠다고 주장하며, 콘텐츠 송출 대가로 175% 인상을 요구했다"고 반발했다.

CJ ENM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에서도 U+모바일tv를 OTT라고 정의 내렸다"며 "저희 입장은 제발 협상 테이블에 나와서 비용 산정 근거가 되는 채널 가입자 수를 알려달라는 건데 이 근거조차 알 수 없어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OTT 경쟁 심화가 불러온 콘텐츠 사용료 갈등

IPTV 업계와 CJ ENM 측은 지난 2월부터 프로그램 사용료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를 두고 지난달 20일 IPTV 3사는 성명을 통해 "최근 대형 콘텐츠 사업자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전년 대비 25% 이상이라는 비상식적 수준으로 콘텐츠 공급 대가를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달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 주재로 현안 간담회를 여는 등 중재에 나섰지만,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당시 조경식 제2차관의 발언은 이번 사태의 배경을 관통한다. 조 차관은 "최근 유료방송 시장의 시장 정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경쟁 심화로 업계의 어려움이 커지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이해관계의 자율적 조정을 어렵게 하고, 갈등 관계가 표출되기까지 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OTT와의 경쟁 상황에서 해외 시장까지 내다보며 콘텐츠 투자를 늘려야 하는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서는 투자금 마련이 시급하다. 반면, IPTV 사업자는 OTT에 안방 시청자들을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 돈이 새는 구멍을 더욱더 조여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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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성 CJ ENM대표는 "지금의 콘텐츠 시장은 국가간 장벽이 허물어진 글로벌 전쟁터"라며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CJ ENM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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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CJ ENM이 콘텐츠 투자 확대 및 '티빙'의 글로벌 플랫폼 확장 등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대에 콘텐츠 유통 구조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이에 대해 2일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가 속한 한국IPTV방송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CJ ENM이 글로벌 마켓을 타깃으로 콘텐츠 제작 투자를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비용을 국내 시장에 전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미디어 시장 규모와 재원 구조에 대한 고민이 결여된 이 같은 주장은 시장 질서를 파괴하고 국내 이용자의 과도한 부담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T와의 협상에 따라 방송 재송출 여부 갈릴 듯

양사는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지만, 서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당장 방송 재개는 어려워 보인다. LG유플러스는 "CJ ENM이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를 고수하는 것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사 OTT인 '티빙'에만 콘텐츠를 송출함으로써 가입자를 대거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추정된다"고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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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1월28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열린 신규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 '시즌'(Seezn)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KT 뉴미디어사업단 김훈배 단장이 발표하고 있다. (KT 제공) 2019.11.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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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슷한 상황에 놓인 KT와의 협상 결과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재 CJ ENM은 U+모바일tv 외에도 티빙, KT 시즌 등에 실시간 방송을 제공 중이다. KT는 아직 별도 공지를 하지 않았지만 LG유플러스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CJ ENM과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CJ ENM은 KT에는 1000%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CJ ENM과 협상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협상에 큰 진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LG유플러스처럼 실시간 방송 중단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곧 비슷한 모습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 근거가 되는 가입자 산정 기준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KT와의 협상 결과가 CJ ENM, LG유플러스의 재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는 "방송채널에 대한 대가 산정은 양 당사자 간 자율적 협의사항"이라면서도 국민들의 시청권 침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CJ ENM 채널 공급 중단으로 인한 이용자 불편, 사업자 간 협상 과정에서의 불공정행위 및 법령상 금지행위 해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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