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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천연물, 과학적 분석부터 대량 생산까지 한 곳에서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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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강릉천연물 연구소, 천연물 연구현황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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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천연물연구소 강릉분원 스마트팜 연구시설. 2021.06.13 © 뉴스1 김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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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1) 김승준 기자 = 중국 신화에서 농사와 약초의 신 '신농'은 직접 풀을 맛보아 약초와 독초를 구분하기도하고, 농사 지식을 사람에게 알려줬다.

마치 신농처럼 천연물의 알려지지 않은 유용한 성분을 찾아내고, 대량으로 기르는 방법까지 연구하는 연구소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강릉 천연물 연구소(NPI)다.

KIST와 한국과학기자협회는 11일 강원도 강릉 천연물 연구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천연물 연구 현황을 소개했다.

사람들이 많이 써오던 식물 유래 천연물은 상대적으로 독성 위험이 낮은 편이다. 문제는 아직 과학적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것들이 많고, 표준화된 품질을 가진 식물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연구가 없는 경우가 많다. 천연물 연구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한다.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중국의 투유유 교수에게 돌아갔는데, 개똥쑥에서 항말라리아 성분(아르테미시닌)을 추출해 말라리아 환자를 구한 공로가 인정됐다. 개똥쑥의 유효 성분을 규명하고, 효과적인 추출물을 개발해 신약의 기초를 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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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천연물연구소 강릉분원장이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06.13 © 뉴스1 김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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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연 강릉분원장(천연물 연구소장)은 "야생의 이름 모를 풀의 성분을 과학적으로 발굴해, 기존에 가진 데이터에서 사람의 어떤 특정한 병이나 증상에 작용하는지에 대한 활성화 연구를 해야하고, 효용이 있으면 기전연구, 동물시험, 안정시험, 독성시험 임상 등의 단계를 거쳐 산업화 된다"라며 "(연구소 산하) 3개의 연구센터가 각각의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천연물 연구소에는 Δ천연물 소재 연구센터 Δ천연물 인포매틱스 연구센터 Δ스마트팜 연구센터 등이 있다.

천연물 소재 연구센터에서는 약물 표적 발굴부터, 신규 물질 분리 및 규명 연구를 한다. 천연물 인포매틱스 연구센터는 기존의 인류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천연물 데이터를 활용해서 천연물 발굴하거나, 어떤 증상에 작용하고 어떤 원인이 있는지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규명한다. 스마트팜 연구센터에서는 식물 내의 성분을 표준하고 생산량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산업화가 용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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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천연물연구소 천연물인포매틱스연구센터의 권학철 센터장이 11일 대장환경을 모사해 천연물의 상태 변화를 볼 수 있는 '대장모사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2021.06.13 © 뉴스1 김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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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I의 분석 및 시험 장비는 천연물 활용을 위해 필요한 Δ효능 탐색 Δ성분 분석 Δ유전체 발현 분석 Δ동물 조직 실험 Δ인체의 장내 영향 모사 Δ유효 화합물 분자 구조 분석 등 대부분의 연구가 가능하게 구비됐다.

연구소가 위치한 강원도의 식물 500여종에서 추출한 약 1600개 종류의 천연물이 특정 효능이 있는지 48시간 내에 분석할 수 있는 고속 스크리닝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특정한 세포와 효소 등이 1600여종의 화합물과 반응하지는 지를 로봇팔을 이용해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스크리닝을 거쳐 나온 후보 물질들은 성분 분석을 거쳐, 조직 실험 등을 거쳐 안정성과 효능을 검증받는다. 또 천연물의 특성상 인체의 장내에서 반응을 예측하기 위한 장치도 있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장내 환경을 모사할 수 있어, 천연물을 섭취했을 때 어디서 성분이 바뀌고, 분해되는지 등을 예측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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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천연물연구소 강릉분원 스마트팜에서 재배중인 토마토 2021.06.13 © 뉴스1 김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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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효능이 검증됐더라고 하더라도 천연물은 대량생산의 장벽을 넘어야한다. 식물은 유전적 특성, 토양 상태와 빛의 양, 수분의 양 등 주변 환경에 따라 성장 속도와 생산량, 유효 성분량이 달라진다.

NPI의 스마트팜 연구센터에서는 최적의 생산법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센서를 통해 식물이 자라는 환경을 파악,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팜은 일종의 '식물 공장'처럼 이용될 수 있다. 비슷한 품질 수준을 가진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것이다.

NPI에는 두 종류의 스마트팜 시설이 있다. 하나는 외부와 차단된 곳에서 인공 조명·온습도 조절 장치 등을 이용하는 것과 태양 빛을 이용하며 상황에 따라 창문을 여닫아 환경을 조절하는 장치다. 전자는 후자에 비해 설비 비용이 많이 들어 고부가 가치의 효능을 지닌 작물 재배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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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KIST 천연물연구소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장이 11일 취재진에게 스마트팜 기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2021.06.13 © 뉴스1 김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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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천연물 연구소에서는 천연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용 대마 성분을 활용한 소아 뇌전증 치료제 국산화 및 제품 개발 연구다. 이 연구는 삼베 섬유 추출후 버려지는 국내 대마 폐기물의 활용도를 높여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준연 분원장은 "천연물로 인류의 행복을 주자는 슬로건에 걸맞게 사회에 환원하고, 지역사회에도 기여하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 천연물 전주기 혁신 플랫폼 구출, 빅데이터 기반 연구,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 제시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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