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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경기 중 쓰러진 에릭센, 회복 중… 선수들의 빛난 동료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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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20 핀란드전 경기 도중 쓰러져

병원 이송돼 회복 중… 선수들과 통화

세계일보

덴마크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3일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핀란드전에서 쓰러진 에릭센의 모습을 가리고자 그를 둘러싼 채 서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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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29·토트넘)의 옛 동료이자 덴마크 축구대표팀의 핵심 크리스티안 에릭센(29·인터밀란)이 경기 도중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고 있다.

에릭센은 13일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D조 1차전 핀란드와의 경기에서 선발출전했으나 전반 42분 의식을 잃고 경기장에 쓰러졌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후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했다고 덴마크 축구협회는 전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덴마크 축구협회의 피터 몰러는 덴마크 현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우리는 에릭센과 연락을 취했고, 에릭센은 대표팀 동료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카스퍼 훌만드 덴마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말 힘든 저녁이었다. 우리 모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상기시켜줬다”며 “의미있는 관계다.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인 가족과 친구”라고 언급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알렉산더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에릭센의 빠른 회복을 바랐다. 그는 “지금과 같은 순간 우리는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며 “에릭센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며 그의 가족이 어려운 시련을 힘과 믿음으로 극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경기는 90여 분간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이어진 경기에서 후반 15분 가요엘 포흐얀팔로(우니온 베를린)이 헤딩 결승골로 핀란드가 1-0 승리했다. 하지만 경기 최우수 선수는 에릭센에서 돌아갔다.

이날 맞대결에서는 경기 내용보다 양 팀 선수들의 동료애가 빛났다. 에릭센이 쓰러진 뒤 덴마크의 주장 시몬 키예르는 그에게 달려가 혀가 기도를 막지 않도록 조처했다. 또, 동료들에게 에릭센의 모습이 노출되지 않도록 둘러쌀 것을 주문했다. 키예르는 이후 매우 놀란 에릭센의 연인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덴마크 선수들은 에릭센이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벗어날 때까지 곁을 지켰다. 핀란드 대표팀도 경기 재개를 위해 덴마크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로 나서자 큰박수를 보내는 등 상대를 위로했다.

벨기에 대표팀 공격수이자 에릭센의 인터 밀란 동료인 로멜루 루카쿠는 러시아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은 뒤 에릭센을 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루카쿠는 전반 10분 골을 터트린 뒤 중계 카메라로 달려가 얼굴을 대고 “크리스, 크리스, 사랑해(Chris, Chris, I love you)”라고 외쳤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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