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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스튜디오지니, 강남 신사옥서 새 출발…“협업으로 우리 색깔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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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콘텐츠 메카 상암 아닌 강남 선택

“맹모삼천지교…글로벌 트렌드 읽기 좋은 곳”

공격적 지분투자보단 상생·협업 모델 강조

글로벌 OTT 진출 예고…“직접 협의 진행 중”

이데일리

윤용필(오른쪽), 김철연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 8층에 마련한 신규 사무실의 문패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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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죠. 강남은 걸어 다니기만 해도 쇼윈도나 사람들, 디스플레이를 보면 최첨단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곳입니다. 공부를 잘해보겠다는 의지로 이곳을 선택했습니다.”(윤용필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디지코)이 되겠다고 선언한 KT(030200)의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위해 1월 설립된 스튜디오지니가 강남역 사거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 새로운 터를 잡았다.

11일 신규 오피스에서 만난 운용필·김철연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는 국내 방송·영상 제작의 메카로 불리는 상암이 아닌 강남에 사무실을 마련한 이유로 ‘트렌드’를 강조했다.

팀·개인 고정석 없이 자유롭게 소통

윤 대표는 “상암이 제작 인프라는 좋지만, 반대로 트렌드를 읽기에는 외진 면이 있다”며 “로컬보다 글로벌로 가야 하는데 그 트렌드를 가장 잘 읽을 수 있고, 일하는 직원들 역시 호흡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이곳이라고 판단했다”고 사무실 위치선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스튜디오지니의 새 사무실은 고정석이 없는 ‘스마트 오피스’를 적용, 유연한 근무와 자유로운 협업을 강조했다. 외부 미팅 일정이 많은 콘텐츠 제작 업무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자율좌석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사무 공간과 로비 및 회의실의 비중도 4대6 수준으로, 그만큼 개별 업무보단 회의와 외부 미팅에 중점을 두고 사무실을 설계했다. 윤 대표가 대표실 안에 자신의 책상마저 없애고, 공용테이블만을 뒀을 정도다.

윤 대표는 “KT 그룹사 중 가장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있는 회사가 스튜디오지니”라며 “KT 사람이 많은 여타 그룹사와 달리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 ENM 출신으로 네이버를 거쳐 KT에 합류한 김 대표 역시 이에 수긍했다. 그는 “이전 기업들과 비교해 지금 당장 우리의 문화가 어떻다고 말하기엔 시기상조”라면서도 “저를 비롯해서 이 안에 정말 다양한 문화가 모여 교류를 많이 하고 있다. 사소한 것 하나도 정말 많은 토론을 거치려고 노력한다.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협업을 무기로 나중에는 꼭 ‘스튜디오지니 문화’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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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윤용필(왼쪽), 김철연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 8층에 마련한 신규 사무실에서 오픈하우스 라운지 테이블을 진행 중인 모습.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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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콘텐츠 경계 허물어진 시대”

스튜디오지니가 ‘집들이’ 개념의 오픈하우스 라운지 테이블을 마련한 이날은 공교롭게도 CJ ENM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Seezn)’의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 기일이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시즌에서 CJ ENM 산하 tvN 등 10개 채널의 실시간 송출이 끊길 가능성이 커진 상황인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CJ ENM이 자체 OTT ‘티빙’을 키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미디어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네트워크 사업자가 명확히 나뉘었는데 매체 환경이 바뀌면서 그 구분이 모호하게 됐다”며 “CJ도 티빙이라는 자기 미디어를 갖게 되고, 플랫폼 사업자도 자기 플랫폼에 필요한 콘텐츠 확보는 계속 고민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현상은 점점 가속화될 것”이라고 시장을 바라봤다.

그러면서 “이 현상에 대해서는 각 영역 사업자들이 서로 다른 시각이진 않을 것”이라며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각자가) 어떻게 잘해낼 것인가, 또 서로 어떻게 협업해서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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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김철연(오른쪽), 윤용필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 8층에 마련한 신규 사무실에서 오픈하우스 라운지 테이블을 진행 중인 모습.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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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지분투자는 우리 방향 아냐”

가속화하는 콘텐츠 제작 경쟁 흐름에 있어서 핵심은 원천 IP(지식재산권)의 확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많은 기업이 앞다퉈 원천 IP 확보를 위해 국내외에서 대규모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을 이어가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스튜디오지니의 두 대표는 경쟁적인 투자는 자신들이 설정한 모토와 결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경쟁적으로 지분투자를 통해 우리 우산 안에 담아두는 전략 방향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힘들더라도 각각의 제작사나 크리에이터와 함께 협업하는 구조로 사업을 해볼 것이다. 그래야 생태계가 큰다”고 강조했다.

스튜디오지니가 선보일 첫 작품은 올 10~11월경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협업 중인 스튜디오329와 제작한 작품으로, 장르와 콘셉트는 아직 미공개인 상태다.

우선은 KT IPTV와 시즌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며, 추후 다른 국내 및 글로벌 OTT를 통해서도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윤 대표는 “해외 각 지역 OTT 플랫폼들과 직접 협의 중이다. 동남아, 중국, 일본, 미주, 유럽 등 각기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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