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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준석도 놀란 女風…'할당제 폐지' 공약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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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성적, 역시 운동장만 안 기울어지면 젠더문제 해결"

'이대남' 표심 영향 우려?…정책위의장에 여성 고려했다가 '고심'

뉴스1

오른쪽부터 정미경, 김재원 최고위원, 김기현 원내대표, 이 대표, 조수진, 배현진 최고위원,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2021.6.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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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각종 할당제 폐지를 내걸었던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의 '공정경쟁' 공약은 실현될 수 있을까.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중 여성이 3명이었을 정도로 거센 여풍(女風)이 불었다. 이 대표가 강조해온 '할당제 무용론'이 입증됐다는 평가와 함께 역설적으로 이 대표에게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이 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번 지도부의 여성 비율을 보수정당 역사상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당연직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전당대회 득표순으로 상위 4명, 청년 최고위원 1명, 당 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 1명 등 총 6명이다.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중 3명이 여성(배현진·정미경·조수진)이었고 이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당 밖 여성 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최고위원 6명 중 4명이 여성이 되는 셈이다. 국민의힘 전신 정당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그림이다.

대변인단을 이달 말까지 토론배틀로 선출하기로 한 이 대표는 그 때까지 생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 11일 수석대변인에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을 내정했다.

이는 전당대회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성 공천할당제 폐지를 강조하면서 숱한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던 이 대표에게는 호재다. 공정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명목적인 수치를 내세우는 할당제가 아니라 공정한 경쟁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주장이 전당대회 결과로 입증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전날(12일) MBC라디오 '정치인싸'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조직력을 동원하거나 술먹고 으쌰으쌰하는 분위기가 사라지니까 전당대회에서 굉장히 좋은 성적이 나왔다"라며 "운동장만 기울어지지 않으면 젠더 문제는 공정한 경쟁만으로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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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선 확정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2021.6.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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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속내가 다소간 복잡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의 주요 지지층인 20~30대 남성 표심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 대표는 정책위의장에 당초 여성 의원을 염두에 뒀다가 이번 최고위원 선거 결과를 보고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능력 우선으로 인선한다고 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여성이 주요 당직의 70%면 조금 고심을 해야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 대표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여성 최고위원이 세 분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며 "자칫 잘못하면 지도부에 지금 여성이 70%가 될 수도 있다"라고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지고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등 주요 인선에 대해 논의한다. 오는 14일에는 오전 대전 국립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희생 장병을 추모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가진 뒤 같은날 오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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