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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경제 6편] "아이폰 가격 오른다고?" - '리쇼어링'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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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의 거리를 좁히다, 거리의 경제입니다. 얼마 전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었죠.

<지난 5월 22일 뉴스데스크>
[바이든/미국 대통령]
"삼성 LG 현대 SK, "땡큐" 땡큐" "땡큐"

여기서 더 나아가 이번 주에는 미국이 우리 돈 280조 원을 들여 주요 산업의 공장을 미국 내에 유치하자는 법안을 통과 시키기도 했습니다.

( 미국 '공급망 확충 보고서',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37번 언급 )

한때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중국과 동남아로 떠돌던 공장들이 다시 선진국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겁니다.

이제는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렇게 떠나갔던 공장들이 다시 돌아오면 우리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단지 기업들만의 이야기일까요? 현장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저렴한 공산품은 국제 분업의 산물"

서울 남대문 시장의 다양한 물건들, 수입품 비중은 얼마나 될까?

( 가방의 원산지를 확인하는 기자 )

[ 전정식 / 가방가게 사장님 ]
"(자 이거는?) 중국산, 그것도 중국산"
(이것?)
"네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산이 한 몇 퍼센트 정도?)
"10%나 될까?"

( 옷 가게도 사정은 비슷한데 )

[ 김양호 / 옷 가게 사장님 ]
"베트남도 있고 캄보디아에서도 들어오더라고요."
(중국산 가격에 국내산 맞출 수가 없나요?)
"없죠. 어림도 없죠."

[ 전정식 / 가방가게 사장님 ]
"(만약에 갑자기 수입품을 못 판다면?) 업종 변경을 하던가 다른 조치를 취해야지, 현재 여기서 생산되는 거 가지고는 장사를 못합니다."

Q. 중국산 제품을 사는 이유는?

[ 김정임/ 시민 ]
"한국제품이 더 좋지 질은. 질은 좋지. 그런데 이제 싸니까 그런 거를 사는 거지."

이처럼 인건비가 싼 나라들은 인력이 많이 드는 제조를 맡고, 기술력이 좋은 나라는 설계를 맡는 식으로 서로 역할을 나누는 국제 분업체계 를 '글로벌 벨류 체인(GVC)' 이라고 합니다.

'글로벌벨류체인(GVC)' 덕분에 이렇게 저렴한 공산품 중에는 수입품이 아닌 걸 찾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인데요.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습니다.

수입품 단속에서 중국 진출까지

한국 경제가 고도 성장을 하던 1980년대 모습입니다. 자국 산업 육성이 절실하던 시절이었죠.

우리 기술로 수입품을 대체하려던 노력은 수입품 규제까지 이어졌습니다.

[1986년 8월 15일/MBC 애국심을 찾습니다.]
"품질상에는 차이가 있다는 건 사실이겠죠. 그렇지만 우리가 그 차이보다는 조금 더 국가적인 차원을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급기야 외제 승용차 단속까지….이른바 '각그랜저 시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국산차를 타야 했죠.

(하지만 부족했던 국내 제조업 기술… '터진 밥통', '대 빠지는 양산', '안 나오는 볼펜'까지)

[1983년 12월 11일 뉴스데스크]
"우리나라 상품이라도 조금 외국 냄새가 나게 되면은, 비싸 보이고 또 좋아한다 이거예요."

[1988년 2월 20일 /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나미)]
"외제 선호 좋아하네~ 쥐뿔도 없는 것이 그렇다면 신랑감도 파란 눈의 긴 다리를 찾아요~"

그러다 국내 제조업 기술이 점차 발달하면서 수입 자유화로 이어졌고, 해외 제품들과 본격 경쟁을 시작합니다.

1990년대 이후부턴, 우리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이어지기 시작했는데요

[1995년 4월 12일 뉴스데스크]
"특히 전자 부문에 있어서는, 모두 16억 달러를 투자해 광동성과 천진 등, 다섯 개 지역을 전자 중심 생산 단지로 조성해나갈 예정이라고…."

2000년대 이후 중국을 넘어 베트남까지.

더 싼 곳을 찾아 다녔던 기업들이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2014년 8월 7일 뉴스데스크]
"위기에 빠진 미국을 제조업으로 재건하겠다고 나선 오바마 행정부는 리쇼어링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미국을 선두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제조업 부흥에 앞장서면서, 해외에서 다시 돌아온 공장들이 많아진 겁니다.

수치를 한 번 볼까요?

미국으로 이전한 기업 수
( 2010년 16곳 -> 2018년 886곳, 9년새 3320여 곳 이전 )

여기에 최근 미중 무역갈등으로 교역이 줄고, 코로나로 마스크, 산소호흡기 등 방역 물자는 서로 자기 나라부터 챙기다 보니, 국내 생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겁니다.

이런 해안을 영어로 Shore, 라고 하는데요.

기업이 이렇게 낮은 비용을 찾아 자국 해안 밖으로 나가는 것을 '오프쇼어링'(Off-Shoring),

이렇게 나갔던 공장들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을 '리쇼어링(Reshoring)'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리쇼어링'이 세계적인 현상이 되면서 우리 정부와 지자체도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요.

코로나19가 불 붙인 '리쇼어링(Reshoring)'

저는 지금 충북의 한 제조공장에 나와 있는데요

(최근 인기 수제맥주를 만드는 공장, 10년 전만 해도 중국에 진출했었던 업체)

하지만, 최근 들어 대규모 국내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충남 예산 1만6500㎡ 부지에 2023년까지 신축 예정)

[양효걸/기자]
"지금 이 곳에서는 한 해 천만 캔의 맥주가 생산되고 있는데요. 앞으로 지어지는 새 공장에는7배의 한 해 칠만 캔의 맥주가 생산됩니다."

[배문탁/수제맥주 업체 대표 ]
"저희가 350억 규모로 착공을 하고요. 완공이 되면 아시아 최대 규모의 크래프트 맥주 공장이 될 것이고요."

( Q.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

[배문탁/수제맥주 업체 대표]
"예전에는 중국이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주었지만 더 이상 중국이 그런 지원책들이 많지 않습니다. 20~30년 전에는 해외 진출이 유행이었다면은 이제는 진출했던 공장들을 어떻게 다시 유턴을 시키느냐가…"

'리쇼어링'. 당장은 국내 생산이 늘어서 세수와 일자리가 늘어나는 장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리쇼어링 앞서가는 미국, 일자리 증가 추세)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보이는 모습은 단순히 일자리 유치 수준을 넘어섭니다.

말 그대로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차세대 산업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패권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죠.

그러니까 국제 분업체계가 서서히 깨지고 있는 겁니다. 제가 지금 들고 있는 게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인데요.

(세계 각국에서 부품을 조달해 만드는 아이폰)

이렇게 우리가 사는 아이폰은 이렇게 많은 나라들이 가장 싼 값에 힘을 합쳐 만들어 냅니다.

갑자기 인건비가 비싼 나라로 공장이 이동하면 당장 생산비가 올라갈 수 있겠죠?

(원자재와 농산물에 이어, 공산품 가격마저 오를 가능성도)

[김소영/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효율적인 생산체계가 없어져서 비용이 상승하면서 결국 소비자들이 모든 물건을 조금 비싸게 사게 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 같고요. 인건비를 어떻게하면 절감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예상이 됩니다. 그러다보면 이제 기계화나 무인화 같은 게 진행이 되면서.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될 거라고 보입니다."

(리쇼어링 이후, 무인화 급속 확산 우려…장기적인 일자리 충격 가능성)

(산업부 "2022년까지 스마트 공장 3만개 보급 목표….'리쇼어링' 촉진")

코로나로 무너진 국제분업체계는 우리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 줬습니다. '리쇼어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당장 공장만 국내로 들여온다고 해서 무조건 내수가 좋아지고,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건 아닐 겁니다.

리쇼어링 이후 물가 상승, 장기적인 고용 감소 같은 부작용에 대한 보완 대책도 함께 마련하는 것이, 어쩌면 공장 유치 노력보다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거리의 경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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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걸 기자(amadeus@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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