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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정치빚 없는 이준석… 경쟁선발 익숙한 청년들 당 전면에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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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나는 이준석계”

대변인단부터 ‘토론배틀’로 공개경쟁 선발

조선일보

36세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의 첫 시험대는 ‘당직 인선’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에 “제1과제로 토론배틀을 기획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과거에 했던 토론배틀 영상을 짬이날 때마다 살펴보면서 보완할 점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때 결승전 수준이면 보완할 게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앞선 언론 인터뷰에서도 그는이번 전당대회에서 캠프를 크게 꾸리거나 명함 돌리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에도 ‘빚지지 않는 인사’를 할 수 있다”며 “어떤 당직은 실력에 따라 공개경쟁 선발로 뽑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도 했다.

당대표 선거를 도와줬던 인사들에게 ‘보은성 ‘으로 한 자리 챙겨주는 방식의 인사(人事)는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는 당대표 수락연설에서도 대변인단(대변인 2명·상근부대변인 2명)부터 ‘토론배틀’로 공개채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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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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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경쟁으로 채용되는 당직에는 그간 ‘유리천장’에 막혀 있었던 청년 정치인들이 대거 도전할 공산이 크다. 2030세대가 ‘경쟁’에 익숙한데다, 공개경쟁 참여자체만으로도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대로 경륜이 있는 기성 정치인들은 탈락한다는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는 원외(院外)청년정치인들은 김병민·김재섭·정원석 전 비대위원,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 백경훈 하우스 사무국장 등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 대표를 ‘그 형’이라는 부를 정도로 가까운 관계이기도 하다. 공개경쟁이나 지명직 당직으로 무명(無名)의 정치신인이 발탁된다면 국민의힘은 명실공히 ‘청년정당’으로 외향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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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뒷줄 가운데)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현아·김병민·정원석·김재섭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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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국회의원 당선 경험이 없는 이 대표와 의원들의 가교(架橋)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진들의 역할도 요구되고 있다. 특히 새로 임명될 주요 당직은 내년 대선까지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지원하는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이나 대선공약을 뒷받침하는 정책위의장으로 4선 권성동·박진, 3선 김도읍·유의동, 초선 윤희숙 의원 등 일솜씨가 검증된 인사들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새로운보수당(지난해 자유한국당과 통합) 출신 인사들도 ‘이준석의 사람들’로 분류된다.

3선 하태경 의원이 대표적이다. 하 의원은 당대표 경선과정에서 경쟁후보가 “이준석은 유승민계”라고 공격하자, “그런 것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이준석계를 하겠다”고 방어했다. 그는 이 대표와 함께 일찌감치 2030세대 남성들의 관심사인 젠더갈등, 프로게이머 이슈,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면서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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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경찰서에서 국민의힘이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든 '요즘것들연구소' 소속 하태경 의원(오른쪽),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알페스 제조자 및 유포자 수사 의뢰서를 들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 1. 19 /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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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대선출마 결심을 밝힌 하 의원이 특정 당직에 임명될 가능성은 낮다. 새로운보수당 원내대표 출신인 유의동 의원은 “이 대표가 당직을 제안할 리도 없고, 제안하더라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오신환 전 의원도 이번 당대표 경선기간에서 물밑에서 ‘이준석 지원군’으로 활동했다. 초선그룹에서는 김웅 의원이 거론된다. 김 의원은 이번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면서 ‘초선 대 중진’ 경쟁구도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김 의원이 중진의원들과 맞부딪히면서 저항이 줄어들었고, 이 와중에 이 대표가 출마선언하면서 맞바람을 일으켰다는 분석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하지만 김 의원을 정치권으로 이끈 것이 유승민 전 의원이라는 점에서 이 대표가 이들을 중용하기에는 정치적 부담도 따를 전망이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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