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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美·日·대만 '밀월 강화' 기회로 활용하는 마이크론·TSMC…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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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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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메모리반도체 강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뒤쫓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대만 TSMC가 일본과의 협력 관계를 키워나가고 있다.


미국과 일본, 대만이 중국을 견제하는 한편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통해 반도체를 둘러싼 밀월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 반도체 기업들이 이를 사업 확장, 기술 개발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반도체 업계가 연일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미국과 일본, 대만의 협력 관계가 한층 강화하면서 이러한 흐름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美마이크론 "日과 협력 강화"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반도체 에코 시스템 강화를 돕고 싶다"면서 일본에 공장 투자 확대와 장비·재료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일본 정부의 공급망 강화에 협력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메흐로트라 CEO는 기술 개발을 위해 일본 업체들과 손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마이크론은 현재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급 4세대(1α) D램을 생산 중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그는 차세대 1β(5세대) 제품의 실용화를 위해 일본 히로시마 공장 등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일본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기술수준이 높은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 개발을 해나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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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핵심 경쟁업체다.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점유율 3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낸드플래시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를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을 도모하는 일본을 향해 마이크론이 손을 내민 것이다.


특히 이러한 협력은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일본, 대만 등 우호국과 함께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메흐로트라 CEO는 "반도체 산업은 세계 경제, 안보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며 미국 정부는 당사를 미국과 일본의 협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8월까지 3년간 70억달러 가량을 일본에 투자했다는 점을 강조한 그는 "외국계 기업으로는 같은 기간 최대 규모"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TSMC, R&D센터 이어 공장까지 日에 짓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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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대만 TSMC도 마찬가지다. TSMC는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주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한층 강화했다. 여기에 최근 TSMC가 일본 정부와 구마모토현에 파운드리 생산라인 건설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2월 이바라키현 츠쿠바시에 연구개발(R&D) 거점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생산라인까지 세운다는 것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일본 소니나 다른 주요 자동차 업체를 상대로 납품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 등으로 경제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각국이 TSMC 생산시설 유치에 나서는 상황"이라면서 "일본 정부도 눈에 띄게 뒤처진 반도체 산업을 다시 살릴 핵심 카드로 TSMC 공장 유치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다툼 속에서 양자택일을 해야할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중국 정부가 투자 압박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반도체 자립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국내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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