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 총장은 지난 6월 4일 이번 사건과 관련,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하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그리고 6일 뒤인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전역을 재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 2020.10.23 leehs@newspim.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로써 이 총장은 지난해 9월 23일 제38대 공군참모총장으로 취임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옷을 벗게 됐다. 역대 최단 기간 공군참모총장 재임 기록이다.
이 총장이 스스로 '사임'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군 안팎에선 '경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사의 표명 당일 80분 만에 '초고속'으로 이 총장의 사의를 수용하면서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서는 '다소 성급한 경질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물론 본인이 스스로 사임하는 형태였고, 청와대에서도 "이 총장은 비리 사실 유무 등 전역 제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총장이 사건 축소나 은폐 등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기는 했다.
그러나 현재 공군은 성추행 및 피해자 사망사건으로 조사를 받는 대상이고 그 최고 지휘자가 공군참모총장인데 공군참모총장을 경질하는 게 시기상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군 소식통은 "수사가 끝나고 총장이 책임질 부분이 있거나 사태 수습이 완료됐을 때 그 때 총장이 사퇴를 하도록 했어도 늦지 않았을 텐데, 너무 성급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정상화 공군본부 참모차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 관련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06.10 kilroy023@newspim.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직접적인 보고 계통에 있었던 이 총장이 사퇴함으로서 조사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9일에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10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긴급 현안질의가 진행됐다. 국회에는 이 총장 대신 정상화 공군참모차장이 출석했다.
그런데 국회에서 정 차장에게 온 질문을 서욱 국방부 장관이 대신 답변하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됐다.
심지어 서 장관이 "차장은 그런 내용을 잘 모를 것"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국회 법사위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 차장에게 '피해자 사망에 대해 공군 지휘부에서 보고를 받았을 때, 성범죄 관련 사건인 것을 인지했느냐'고 질의하자 서 장관이 "차장은 그런 내용을 잘 모를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9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도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사건이 발생한 제20전투비행단에서 누구에게 보고가 됐을 것인데, 언제 누구에게 보고됐느냐'고 정 차장에게 질문하자 서 장관은 "공군참모차장은 아마 이 사건의 보고를 못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군 안팎에선 총장 사퇴로 공군의 원만한 수사 협조와 상황 수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조사나 수사의 상당 부분이 상부 보고 시점과 보고 대상, 공군본부의 대응 조치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 모든 부분을 최고 단계에서 책임질 사람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suyoung0710@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