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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日반도체, 美·대만 기업과 ‘밀월’ 강화…고민 깊어지는 한국[T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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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반도체 최강국 일본, ‘과거 영광’ 되찾기 총력전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등 일본 투자 적극 검토 중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 속 한국도 선택의 순간 올 수 있어”

헤럴드경제

일본의 대표적인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르네사스의 로고.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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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1980년대 ‘반도체 세계 1위’였던 일본이 최근 미국·대만 기업들과의 밀월관계를 강화하는 등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향후 한국의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은 미지수다. 하지만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이 가속화하는 상황 속에서 “(한국도) 선택의 순간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

1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TSMC는 구마모토현에 300㎜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하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TSMC 측은 이같은 내용과 관련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첨단 반도체 산업 부흥’을 핵심 국가전략으로 내세우기 시작한 일본 정부가 TSMC 공장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 정책을 관장하는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31일 TSMC에 약 190억엔(약 2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TSMC가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서 추진하는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 조성 사업을 돕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는 이 사업에 필요한 전체 비용의 절반을 부담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 1980년대 세계 반도체 시장의 50% 가량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반도체 산업육성 전략을 제대로 펴지 못하면서 한국과 대만 등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올해 들어 첨단 반도체의 국내 생산 체제를 정비하기 위해 민관이 참여하는 공동사업체를 신설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디지털 인프라 등에 관한 새로운 산업정책을 입안할 기구로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 검토 회의’를 가동하는 등 반도체 산업을 키우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TSMC가 구마모토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할 경우의 주된 고객은 소니그룹과 일본 자동차 업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 등으로 경제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을 위시한 각국이 TSMC 공장 유치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일본 정부도 눈에 띄게 뒤처진 반도체 산업을 재건할 결정적 카드로 TSMC 공장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D램 시장 점유율 세계 3위인 마이크론도 “일본에 반도체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반도체 관련 생태계(에코시스템) 강화를 돕고 싶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히로시마에 D램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들은 “(마이크론이) 반도체에 대한 투자 확대 및 장비·재료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일본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협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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