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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설] 이준석 대표 국민의힘 넘어 한국 정치에 새 바람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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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로 36세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0선'의 원외인사가 원내대표를 지낸 5선 주호영 의원과 4선 경력의 나경원 전 의원을 누르고 제1야당 대표에 당선된 것이다. 30대의 주요 정당 대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1970년대 야권의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의 '40대 기수론'에 견줄 만한 한국 정치사의 대변혁이다. 특히 민주화 세대가 주도해온 기존 정치 지형을 허물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새 시대를 열어젖혔다는 점에서 정치 혁신의 신호탄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 대표 당선은 정권 교체를 바라는 보수 유권자들의 열망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 한국 정치를 지배해온 기득권 세력의 폐쇄적 카르텔에 대한 경고이자 정치의 새 바람을 기대하는 국민 요구가 분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기존 '장유유서'의 정치 위계질서에서 탈피해 변화와 혁신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기회를 준 셈이다.

우리 정치권은 그동안 여야를 떠나 낡은 지역주의와 줄 세우기 계파정치, 당리당략을 앞세운 대결정치에 몰두하면서 기득권만 챙기는 구태를 보여온 게 사실이다. 야당은 '꼰대정당' '웰빙정당' 지적을 받을 만큼 무능과 보신주의에 빠졌고, 586운동권 세력이 주류인 여당 또한 '조국 사태'에서 보듯 특혜와 반칙, 내로남불과 위선을 보이며 민심 이반을 불렀다.

이 대표 당선은 이 같은 낡은 문화를 청산하고 정치 혁신을 위해 세대교체에 나서라는 국민의 명령이기도 하다. 해외에선 이미 30대에 당 대표는 물론 국가 정상에 오른 경우가 많다. 우리도 젊고 유능한 리더들이 나와 갈등과 분열의 3류 정치를 끝내고 혁신과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돼 줘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이 대표 당선을 축하하며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조짐"이라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여당 역시 새 정치를 염원하는 국민 요구를 외면한 채 독선적 국정 운영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공존과 공정, 다양성, 실력주의를 강조하며 "우리의 지상 과제는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다짐처럼 대선 승리를 위해선 열정과 패기 못지않게 국민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도 필요하다. 그래야 이 대표가 국민의힘을 넘어 한국 정치의 희망으로 우뚝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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