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당선은 정권 교체를 바라는 보수 유권자들의 열망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 한국 정치를 지배해온 기득권 세력의 폐쇄적 카르텔에 대한 경고이자 정치의 새 바람을 기대하는 국민 요구가 분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기존 '장유유서'의 정치 위계질서에서 탈피해 변화와 혁신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기회를 준 셈이다.
우리 정치권은 그동안 여야를 떠나 낡은 지역주의와 줄 세우기 계파정치, 당리당략을 앞세운 대결정치에 몰두하면서 기득권만 챙기는 구태를 보여온 게 사실이다. 야당은 '꼰대정당' '웰빙정당' 지적을 받을 만큼 무능과 보신주의에 빠졌고, 586운동권 세력이 주류인 여당 또한 '조국 사태'에서 보듯 특혜와 반칙, 내로남불과 위선을 보이며 민심 이반을 불렀다.
이 대표 당선은 이 같은 낡은 문화를 청산하고 정치 혁신을 위해 세대교체에 나서라는 국민의 명령이기도 하다. 해외에선 이미 30대에 당 대표는 물론 국가 정상에 오른 경우가 많다. 우리도 젊고 유능한 리더들이 나와 갈등과 분열의 3류 정치를 끝내고 혁신과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돼 줘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이 대표 당선을 축하하며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조짐"이라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여당 역시 새 정치를 염원하는 국민 요구를 외면한 채 독선적 국정 운영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공존과 공정, 다양성, 실력주의를 강조하며 "우리의 지상 과제는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다짐처럼 대선 승리를 위해선 열정과 패기 못지않게 국민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도 필요하다. 그래야 이 대표가 국민의힘을 넘어 한국 정치의 희망으로 우뚝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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