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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문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겠다" 중국은 왜 열외인가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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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옳고 그름을 파악해 (미국의) 편향된 장단에 휩쓸려선 안 된다"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11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경제 대중 견제 대오에 합류하지 말라는 훈계성 겁박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같은 오만방자한 발언 내용이 우리 외교부 발표 자료엔 없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는데 중국이 깼다는 것이다. 우리를 깔보지 않는다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범한 셈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변변한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고 있으니 참 한심하다.

지난달에도 중국은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시비 삼으며 "불장난하지 말라"는 거친 언사를 퍼부었다. 그때도 문재인정부는 발끈하기는커녕 쩔쩔매며 중국을 달래는 데 급급했다. 이렇게 스스로 낮추고 들어가니 중국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것이다. 시진핑의 중국은 걸핏하면 외교적 금도를 넘고 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와 만난 시진핑은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했다. 군사주권 포기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사드 3불(不) 선물까지 줬지만 문 대통령은 중국에서 혼밥 굴욕까지 당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중국 대학생들 앞에서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이고 한국은 작은 나라"라며 국격을 떨어뜨렸다. 문 대통령은 2019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일본엔 항일투쟁하듯 결기를 보이면서 왜 우리를 속국 취급하고 함부로 대하는 중국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가. 위정척사 친중 사대주의 정부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강력한 반중 성명이 채택될 전망이다. 중국이 이를 빌미 삼아 더 큰 압박을 가해올 수 있다. 그렇다고 겁먹고 물러서면 중국의 무례는 더 심해질 것이다. 중국의 비례(非禮)와 오만방자한 행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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