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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고질적 세수전망 오차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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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대선을 앞두고 올해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동안 선별지원이 맞다는 입장을 수 차례 밝혀온 만큼 향후 진행될 2차 추경 편성 논의에서 당정 간 충돌이 예상된다.

그러나 학계 등에선 선별지원을 우선하는 기획재정부가 여당에 사실상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의 빌미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극도로 보수적으로 잡은 올해 세입추계 탓에 결과적으로 대규모 초과세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3일 정부 안팎에서는 올해 총 세수 실적이 300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당초 정부가 예상한 올해 세입예산(282조7000억원)보다 약 17조원 초과하는 규모다.

올해 1분기말 기준 국세 수입은 부동산 등 자산시장 활황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9조원 증가했다. 연말까지 가면 총 세수 증가폭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지만 여당은 이 같은 세수 실적을 배경으로 슈퍼 추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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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걷힐 초과 세수를 남는 돈으로 인식해 모두 써버리려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올해 세입예산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던 시기에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은 것으로 근본적으로 세수추계의 잘못에서 초과 세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 재정전문가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을 보수적으로 감안했더라도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인 290조원 정도의 세수추계를 하는 게 맞았다고 본다"며 "세입예산과 실적 간 오차율을 최대한 줄였다면 여당도 추경을 더욱 신중하게 검토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에는 국세수입 실적이 293조6000억원으로 세수전망(268조1000억원) 대비 무려 25조4000억원이 더 걷혔으며 지난해에는 3차 추경 당시 연간 추정치인 279조7000억원 대비 5조8000억원이 더 들어왔다. 올해도 현재 예상대로 300조원 수준의 세수가 걷히면 세수 전망과 실제 세수와의 차이(오차율)는 6.1%에 이른다.

정부의 빗나간 세수추계는 그동안 고질적으로 지적돼 온 문제다. 부정확한 경기 예측과 매년 잦은 세제 개편으로 인해 세수 예측의 정확도가 계속 떨어진다는 지적이 그동안 꾸준이 제기돼왔다. 세수예측을 정확하게 할 순 없지만 그 오차가 과도하면 효율적이고 계획적인 재정 집행에 방해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세수를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전망하게 되면 모자라는 재원은 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진다.

1차 추경 편성 기준 올해 연말 국가채무 전망치는 965조9000억원, 국가채무비율은 48.2%다. 2차 추경 추진 시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활용해도 모자라는 부분 만큼 국채가 발행되면 국가채무는 더 불어나 연말 1000조원에 육박하고 국가채무비율도 50%에 더욱 근접하게 된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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