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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자영업자들이 애용한다는 新마케팅 앱은? 배달은 ‘당근마켓’ 맛집 예약은 ‘야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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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관악신사시장에서 ‘윤씨네 즉석두부’를 운영하는 김신애(33), 윤려군(32) 부부.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줄자 배달 서비스를 알아봤다. 그런데 배달 앱은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도 얼마나 있을지 알 수 없어 불안했다. 저비용으로 근거리 배달을 할 만한 방법을 찾던 중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의 ‘비즈 프로필’과 ‘지역 광고’ 서비스를 알게 됐다.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가게를 홍보할 수 있어 배달 주문은 물론, 매장 방문도 유도할 수 있겠다 싶었다.

반응은 갈수록 좋아졌다. 당초 무료인 비즈 프로필을 통해 유입되는 고객은 일평균 한 명. 그러다 지난 4월에는 당근마켓에서 바로결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하며 매일 6명씩 가게를 찾았다. 4개월간 윤씨네 즉석두부를 ‘단골 관계 맺기’로 ‘구독’한 주민은 130여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신상품 입고, 쿠폰 이벤트 등 가게 소식을 받아보게 돼 지속적인 단골손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 씨는 “전단지 마케팅도 해봤지만 당근마켓보다 비용은 더 드는데 효과는 오히려 적었다. 근거리 고객에게 빨리 노출되고 이용 방법도 편리하다”며 흡족해했다.

배달 앱, 포털 검색 키워드 광고 등이 주를 이루던 자영업 홍보·마케팅 시장에서 최근 새로운 마케팅 채널이 각광받는다.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저비용에 우리 가게를 알릴 수 있는 ‘당근마켓 비즈 프로필’과 예약을 받고 남은 좌석을 떨이에 파는 ‘예약 웹’이 대표 사례다. 일정 금액권(쿠폰)을 할인된 가격에 라이브커머스로 팔며 가게를 알리기도 한다. 새로운 마케팅 채널이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빠진 자영업자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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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중고거래만 하니?

▷동네 주민에 가게 알리고 배달 주문도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앱으로 유명하지만, 알고 보면 ‘동네 커뮤니티’ 기능이 더욱 쏠쏠하다. 카카오톡의 플러스친구처럼 ‘비즈 프로필’이라는 기업 계정을 만들어 등록하면 동네 주민들이 관련 서비스를 검색할 때 노출된다. 전화, 문자 외에 당근채팅 기능도 있어 주민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가게를 알릴 수 있다. 윤씨네 즉석두부의 경우, 비즈 프로필 이용자의 70%가 당근채팅으로 문의하고 이 중 80%가 실제 구매로 이어진다. 비즈 프로필은 사업자등록증만 있으면 무료로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

배달은 남편인 윤려군 씨가 도맡아 한다. 거리에 따라 최소 주문 금액 5000~2만원만 넘기면 무료 배달해준다. 김 씨는 “당근마켓은 남녀노소가 폭넓게 쓰더라. 환경 보호를 위해 다회용기를 들고 와서 담아달라고 하는 청년부터, ‘퇴근길에 사 가려는데 아직 두부 있냐’고 묻는 장년 고객까지 다양하게 찾아온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경기 김포에서 ‘일랑 힐링카페’를 창업한 정은애(56)·이예빈(19) 모녀는 당근마켓 지역광고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비즈 프로필 외에도 월 14만원을 내고 주민에게 피드가 노출되는 지역광고를 하고 있다. ‘선착순 10명에게 10% 할인’ 등 쿠폰도 발행, 매장 방문을 적극 유도 중이다. 이예빈 씨는 “14만원에 적게는 1만5000건, 많게는 2만건 이상 노출돼 가성비가 좋다. 지난 2월 광고를 시작한 후 방문 손님이 일평균 7명에서 14명으로 2배나 늘었다”고 귀띔했다.

▶배달 앱 대신 예약 웹

▷가게에 손님 오니 홍보 + 객단가↑

식당이라면 배달 앱 사용이 필수인 시대. 그러나 배달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는 것이 외식 업계의 토로다. 배달 앱 수수료, 라이더 배달료, 포장 용기 구입비 등으로 매출의 30% 이상 비용이 들고 플라스틱 쓰레기도 급증한다. 애써 예쁘게 꾸민 가게를 보여주지 못하고, 손님과 대면하지 못하는 소통 제한, 추가 구매 기회 제한, 라이더의 교통사고 위험성 등도 문제다.

상황이 이렇자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음식을 손님에게 보내는 배달 대신, 손님이 가게를 찾아오게 하는 예약 서비스 활성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예약 관리 서비스 ‘테이블매니저’ ‘캐치테이블’이 대표 사례다. 월 3만~10만원에 예약 시 가장 리스크가 큰 ‘노쇼(no show)’를 막기 위한 위약금 설정부터 2회 이상 노쇼한 블랙리스트 고객 자동 분류, 예약 완료 직후나 예약 당일에 고객에게 안내 메시지 발송, 빠른 예약금과 위약금 설정, 원 클릭 환불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테이블매니저의 경우 ‘가온’ ‘도사’ ‘울프강스테이크’ 등 미쉐린 가이드 등재 파인다이닝 식당은 물론, 이랜드이츠, 엔타스그룹 등 국내 1400여 외식 기업이 도입했다. 누적 예약 건수는 310만건을 넘어섰다.

서울 주요 호텔 4곳에서 루프톱바와 라운지바를 운영하는 박형진 어반딜라이트 대표도 테이블매니저로 재미를 본 사례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뜻밖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외식 경기가 얼어붙었지만, 예약 상품권(식사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 덕분에 공석(空席)을 확 줄일 수 있었다. 예약 판매하고 남은 좌석에서 식사권을 쓸 수 있도록 해 ‘팔리지 않은’ 악성 공석이 해소된 것. 식사권은 인플루언서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1시간 만에 24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그 전에 라이브커머스 방송 소식을 BC카드 고객 15만명한테 문자메시지로 보낸 것도 주효했다.

물론 30% 할인 금액과 라이브커머스 마케팅비, 수수료 등을 제하면 실제 손에 쥐는 것은 예상 매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래도 가게 홍보를 통한 잠재 고객 유치, 수천만원에 달하는 현금 선취를 통한 유동성 확보,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리뷰 증가, 매장 방문 고객의 주류나 안주 추가 구매, 재방문 고객 등을 감안하면 ‘남는 장사’라는 평가다. 특히 고객이 초반에 가격 허들을 느끼는 객단가 3만~4만원 이상의 신생 중고급 식당이라면 마케팅 채널로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 박형진 대표 생각이다.

“예약 웹을 통한 식사권 할인 판매는 ‘공간(인테리어)’에 자신 있는 가게가 오픈 초기 단기간에 넓은 고객층에게 알리는 효과가 탁월하다. 5만원어치 식사권을 사서 방문한 손님이 와인을 추가 구매하거나 재방문을 하면 수익이 난다. 예약률이 낮은 평일에 매장 방문을 유도, 수요를 분산시키는 효과도 있다. 어차피 공석이 많아 인력과 공간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비용이지 않은가. 단, 할인율을 고려해 무리하게 가격을 높이고 할인 시늉만 하는 것은 요즘 고객이 스마트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수수료가 부담스럽다면 무료 예약 앱도 있다.

숙박 앱 야놀자는 최근 ‘맛집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신개념 예약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인수조건부 투자한 레스토랑 대기 서비스 ‘나우웨이팅’을 통해 현재 식당에 대기 고객이 몇 명인지를 실시간 알림, 다른 고객이 매장 방문 전 예상 대기 시간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플랫폼 입점·예약 수수료는 모두 0원. 식당은 누적 회원 수 1500만명인 야놀자 플랫폼에서 식당을 무료로 알릴 수 있고, 야놀자는 식도락 여행족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윈윈이라는 평가다. 향후 국내 최대 호텔 예약 서비스인 데일리호텔과 주요 여행 플랫폼인 트리플에서도 추가 비용 없이 식당과 이용자를 연결할 계획이다. 나우웨이팅을 운영하는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는 “국내 외식업장 80만곳 중 올해까지 10만곳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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