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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시총 비중 40% 깨진 비트코인…'버블 붕괴'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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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코인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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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코인에 투자자 몰려…"비중 40% 이하 땐 폭락 신호"

[더팩트|한예주 기자] 암호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비중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동안 불어났던 '코인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비트코인의 투자 비중이 줄면,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버블 붕괴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17일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 기준으로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24%다.

올해 초 70%를 넘었던 비트코인 시총 비중이 5개월 만에 30%포인트 넘게 줄어든 것이다. 이날 낮 한때는 40%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시총 비중이 4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8년 5월 이후 3년 만이다.

가격 역시 하락세다.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4만9035.37달러를 기록하며 하락 중이다.

이번 가격 하락의 이유로는 지난주 미국 사법당국이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를 자금세탁 혐의로 조사에 나서는 등 각국 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우선 꼽힌다. 동시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을 테슬라 결제 수단에서 제외한 것도 주효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테슬라 차의 비트코인 구매 결제 허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비트코인 채굴에 대규모 전기가 소비돼 기후변화 등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2월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고,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 구매를 허용한다고 한 지 3개월 만이다.

머스크의 돌발행동은 알트코인을 더욱 주목하게 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 방침을 철회하면서 "비트코인 채굴 혹은 거래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암호화폐를 찾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주춤하는 사이 이더리움, 도지코인 같은 알트코인에 돈이 몰렸다. 규모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시총은 약 4380억 달러로 비트코인(9170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전체 암호화폐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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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들도 암호화폐에 뛰어들고 있어 과거와는 달리 시장이 붕괴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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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비트코인의 시총 비중이 40% 아래로 내려가는 건 암호화폐 투자의 마지노선이 깨진 거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8년 초 60%를 넘어섰던 비트코인 비중이 한 달 만에 32%까지 하락할 정도로 알트코인 투기 열풍이 분 직후 시장이 붕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트랙리서치의 니콜라스콜라스 공동창업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점유율이 40%로 내려가면 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가격이 매우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7년 12월 11일 62.8%를 기록한 비트코인 비중은 3주 뒤인 2018년 1월 8일 33.39%로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125만 원에서 64만 원으로 급락했다.

JP모건도 최근 "자산가치를 검증하기 어려운 알트코인에 투자자가 몰리는 건 투기 수요 때문"이라며 "이는 지난 2017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했다가 얼마 뒤 거품이 꺼지면서 가격이 급락한 상황과 비슷하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냈다.

반면,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금융자산과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대거 도입하고 있어 '그때와는 다르다'는 분석도 많다. 머스크 파문도 장기적으론 암호화폐 시장에 유리할 거란 전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암호화폐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지구온난화에 가장 민감하기에 암호화폐의 반(反)환경성에 주목한다"며 "머스크의 비트코인 지지 철회는 친환경적인 알트코인을 주목받게 해 암호화폐 시장 전체를 키울 수 있다"고 봤다.

한편,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또 매매·입금 지연 사고가 발생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달만 일곱 번째로 잦은 오류 발생에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같은 오류는 암호화폐 시세가 급락할 때마다 발생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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