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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장례비 줄 테니 갠지스강에 코로나 시신 버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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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관할州정부 고육책… 감시용 CCTV 설치도
확진 감소세에도 일일 사망자 계속 4000명대
한국일보

13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경찰과 관리들이 코로나19 희생자 추정 시신들이 발견된 우나오의 갠지스강변 화장터를 살펴보고 있다. 우나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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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지스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시신이 자꾸 발견되자 인도의 관할 주(州) 정부가 고육책을 내놨다. 화장(火葬) 비용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확진자 수는 정점 찍고 내려왔지만 하루 사망 규모는 여전히 4,000명대다.

16일(현지시간)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주 정부는 14일 주민 대표들에게 시신이 강에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확실히 챙겨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최근 우타르프라데시주와의 경계인 비하르주 북사르 지역 갠지스강에서 70여구, 우타르프라데시주 가지푸르지구 갠지스강에서 20여구의 코로나19 희생자 추정 시신들이 발견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구급차 운전사들이 다리 위에서 코로나 희생자 시신을 강으로 던지는 걸 봤다는 목격담도 영향을 미쳤다.

주 정부는 서한에서 “코로나 감염 희생자들의 시신이 적절한 의례에 따라 처리되지 않고 강에 버려졌다”며 “화장용 땔감 살 돈조차 없을 정도의 빈곤이나 종교적 믿음,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시신 유기 사례 급증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 정부가 특히 주목한 원인은 장례비 부담이다. 성스러운 곳으로 여기는 갠지스강변에서 시신을 화장한 뒤 유골과 재를 강으로 흘려보내는 게 본래 인도 힌두교도들의 전통인데, 최근 코로나 희생자 폭증으로 화장 비용이 치솟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의 경우 시신을 통째로 강에 떠내려 보낼 수밖에 없게 됐을 개연성이 있다. 한 주민은 “강은 장례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하게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 장례비 제공이다. 화장에 사용할 돈 5,000루피(7만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인책(인센티브)이 다가 아니다. 주 정부는 코로나 희생자 시신 유기가 추가 발생하지 않도록 갠지스강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감시에 나서고 경찰도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폭증하던 감염은 점차 진정되는 분위기다. 이달 7일 41만4,18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조금씩 줄어 이날 31만1,17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일 사망자 수는 좀체 4,000명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날도 4,077명이 추가됐다. 인도의 누적 확진자는 2,468만4,077명, 사망자는 27만824명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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