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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K바이오 리더] 이수영 셀트리온 전무 “코로나 치료제 렉키로나 효과 검증됐다…과학은 과학으로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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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인천 송도신도시의 한 사무실에서 셀트리온 이수영 신약개발본부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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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는 출시 전후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지난해 여러 간담회에서 렉키로나의 개발 상황을 알렸고, 정부와 여권 인사들은 이를 코로나19 종식의 ‘게임체인저’라고 불렀다.

지난해 1월 17만원대였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한때 최고 40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막상 렉키로나 임상 결과가 나온 직후 주가는 급락했다. 치료제 가격이 비싸고 중증 환자가 아닌 경증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일각에서는 서 회장과 정치권의 이른바 ‘정경 유착설’까지 제기됐다.

그런데 최근 렉키로나를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한 결과 환자 상태가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부산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렉키로나를 접종한 450여명의 코로나19 환자 중에서 중증으로 진행한 환자는 1명뿐이고 사망자는 없었다고 한다.

렉키로나 개발을 책임졌던 이수영(48) 셀트리온 신약연구본부장 전무는 그동안 렉키로나에 쏟아진 논란에 대해 ‘오해’라며 부산의료원 성과를 언급했다. 그는 “사명감을 갖고 치료제를 개발했는데, (그런 오해들이 쏟아진 것이) 서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렉키로나가 의료 현장에서 좀 더 많이 사용돼, 사회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무는 셀트리온의 첫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연구개발을 주도한 바이오의약품 전문가다.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이 본부장은 같은 학교에서 석사를 마치고 1996년 녹십자에 입사해 7년간 근무했다. 이후 2003년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 원년 멤버로 합류했다. 이 전무를 인천 송도신도시 셀트리온 사무실에서 만났다.

ㄧ렉키로나가 국내 사용을 허가받은 지 100일이 지났다. 애초 목표치보다는 현장에서 잘 쓰이지 않는 것 같다. 치료제 값이 비싸고, 경증 환자에게만 쓰여서 별 의미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렉키로나는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분명히 있다. 부산의료원에서 식약처 허가에 따라서 60세 이상 경증 환자에게는 병원에 온 당일에 렉키로나는 투여한다. 지난 2월부터 지난 5일까지 부산 의료원에서 렉키로나를 접종한 450여명의 코로나19 환자 중에서 중증으로 진행한 환자는 1명뿐이고 사망자는 없었다고 한다. 의료 현장에서 나온 성과라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ㄧ렉키로나 허가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코로나19 종식의 ‘게임체인저’라는 말도 나왔다. 오히려 이후에 오해가 쌓였던 거 같기도 한데, 어떻게 보시나.

“과학은 과학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셀트리온 관계자 중에서는) 게임체인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렉키로나는 분명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치료제다. 코로나19 경증 환자가 중증 환자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의료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도가 높은 제품이다.”

ㄧ‘경증 환자에게까지 치료제를 투여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기는 하다.

“코로나19 중증환자는 치료를 하더라도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는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폐섬유화다. 한번 섬유화된 폐는 다시 복구가 되지 않는다. 렉키로나는 중증으로 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렉키로나는 항체 치료제로, 백신과 중증 치료제 중간 단계에 있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으로 보인다.”

ㄧ렉키로나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도 있고, 투여 방법도 까다롭다고 들었다. 렉키로나를 투여하려면 의사의 관리 하에서 환자가 1시간 30분 가량 정맥주사를 맞아야 한다.

“현장에서 그런 불만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렉키로나를 피하 주사로 맞을 수 있도록 하고, 증기 형태로 코와 입을 통한 흡입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형 변경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제형 변경은 셀트리온뿐만 아니라,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는 연구 그룹이 여럿 있다. 선진국 글로벌 회사들도 그렇게 개발하고 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올해 안에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안다.”

렉키로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배양해 대량 생산된다. 성인 체중 1㎏당 40㎎을 90분간 정맥 주사기로 투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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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신도시의 한 사무실에서 셀트리온 이수영 신약개발본부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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ㄧ렉키로나가 최근 파키스탄과 중동 등에 수출되면서 해외 진출도 순조롭게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 지난달 26일 유럽의약품청(EMA) 조건부 허가 이후 추가로 수출 추진 관련해 정해진 일정이나 계약이 있나? 최근 공개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과 중남미, 인도 등과도 수출을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나라에 수출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니고, 개발 본부에 속한 내가 수출 상황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ㄧ셀트리온은 현재 구축한 중화항체 플랫폼 가운데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에 중화능력을 보인 32번 후보 항체와 렉키로나를 섞어 쓰는 ‘칵테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칵테일 치료제 임상 계획과 일정은 혹시 어떻게 되나. 8월까지는 결과를 내겠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안에 결과를 내겠다.”

ㄧ올해 추석(9월 21일) 전에는 결과가 나온다고 기대해도 되나.

“구체적인 일정은 여기서 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늦지 않은 시기에 개발 결과를 내놓으려고 준비 중이다. 렉키로나를 개발 할 때도, 애초 예상보다 수개월 빨리 결과를 냈다. 코로나19 만큼 변이 바이러스 사례가 많은 것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코로나19의 특징인 것인지, 아니면 전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만 집중해서 관찰해서 그런 것인지는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

ㄧ코로나19 치료제 얘기만 계속했는데, 내년부터 실적이 기대되는 신약이 있나. 셀트리온이 자랑하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출시가 임박한 것부터 소개해 달라.

“바이오시밀러 항체는 면역 항암 분야에 있는 의학군이다. 여기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의약품을 중심으로 오픈이노베이션 협력 투자를 하고 있다. 주로 신약 쪽으로 강화하려고 하는 것은 맞는다. 여러 바이오벤처와 협업하는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지만 곧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다. 과학은 과학이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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