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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수소 항공기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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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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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열차, 트럭 등에 이어 수소항공기 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7일 스위스 루체른에서 공개된 현대차 수소트럭.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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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직면해 수소를 연료로 하는 항공기 개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수소연료 전지 자동차 시장이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다음 타깃이 항공기 시장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에어버스, 영국 스타트업 제로에이비아(ZeroAvia), 유니버설 하이드로젠 등 여러 업체들이 잇달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어버스 등 개발 박차
유럽 항공기 컨소시엄 에어버스는 2035년 출시를 목표로 수소 항공기 컨셉트 3종을 공개했고, 제로에이비아는 자본조달 과정에서 영국항공(브리티시에어) 등으로부터 2400만달러를 확보했다.

또 에어버스 경영진 출신인 폴 에레멘코가 이끄는 유니버설 하이드로젠은 제트블루, 도요타 등의 벤처캐피털 자회사들로부터 2100만달러를 끌어들였다.

아직 자금 조달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 조달 규모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차 시장에서 수소는 전망이 불확실하다. 전기차가 시장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열차, 트럭 등 승용차보다 덩치가 큰 수송기관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한다.

항공기, 전기배터리는 어려워
항공기도 그 가운데 하나다. 무엇보다 엄청난 배출가스를 뿜어내는 항공산업이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2050년까지 항공기 배출가스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터여서 수소항공기 개발 필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

기존 항공기의 구조 개선으로 배출 가스를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기껏해야 3분의1 정도밖에는 줄일 수 없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초 항공업계도 전기차처럼 전기배터리 방식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초소형 항공기보다도 무거운 배터리를 싣고 비행하는 항공기는 생각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출력도 약하다. 항공유가 킬로그램당 40메가줄(MJ)의 동력발생이 가능한 반면 배터리 출력은 9메가줄에 불과하다.

수소는 다르다.

킬로그램당 140메가줄의 에너지가 나온다. 게다가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성숙단계에 들어서 있어 응용도 쉽다.

기술적 장애만 넘기면 돼
번스타인리서치 추산에 따르면 유니버설 하이드로젠과 제로에이비아가 사용하는 연료전지는 비용이 2006년에 비해 지금은 68% 저렴해졌다. 킬로와트당 40달러 수준이다. 자동차에 적용하면 비싼 수준이지만 항공기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WSJ은 전했다.

제로에이비아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밸 미프타코프는 "과학적인 펀더멘털 개선을 필요로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기술적 문제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미프타코프는 지난해 6명이 탑승하는 항공기에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해 시험비행하는데 성공했고, 2030년대에는 1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항공기에 장착하는 것이 목표다.

수소, 아직은 생산에 공해배출 많아
수소연료전지는 그러나 아직은 친환경적이라고 말하기는 이르다.

먼저 전기를 수소로 바꿔야 하고, 이 수소에서 다시 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세계에너지협회(WEC)에 따르면 전기배터리가 90%를 에너지로 쓸 수 있는 반면 수소전지는 45%밖에 못쓴다.

또 지금 생산되는 수소는 거의 전부가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워 만들어진다. 청정 수소는 0.1%에 불과하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수소가 항공유보다는 친환경적이며 앞으로 5년 안에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업용 수소항공기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남은 과제
다만 극복해야할 기술적 과제는 많다.

현재 개발 준비 중인 시제기 그 어느 것도 수소연료로만 가는 것은 없다.

제로에이비아의 수소항공기는 적어도 지금 당장은 이륙할 때 추가로 배터리가 필요하다. 유니버설 하이드로젠도 앞으로 역할이 줄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배터리는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수소연료를 실으려면 항공기는 지금보다 더 무거워지고, 공기역학적 구조도 포기해야 한다. 항공유를 날개에 저장하는 것과 달리 수소연료는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에어버스와 함께 세계 항공기 시장을 양분하는 보잉은 수소연료 항공기에 비관적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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