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68152447 0562021051568152447 02 0201001 society 7.0.0-HOTFIX 56 세계일보 0 false true false true 1621083600000

‘머스크 말 폭탄’에 암호화폐 시장 400조원 증발, ‘시세 조종’ 처벌 가능할까 [이슈law]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스크 발언에 비트코인 급락하고 도지코인은 급등

일부 투자자들 “암호화폐 시세 조종하는 머스크 처벌해야”

법조계 “암호화폐는 금융상품 규제 적용되지 않아

국내에서 발생해도 자본시장법 등 적용 어려울 듯

투자자 집단소송도 어려워…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세계일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말 한마디에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암호화폐의 가치가 급등락을 이어가자 미국에서는 “머스크가 암호화폐 시세 조종을 하고 있는만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십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명 ‘코인 유튜버’들의 말 몇 마디에 코인 시세가 몇 백%씩 올라갔다 떨어지는 불꽃쇼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와 법조계는 현재로선 주식 등 금융상품에 적용하는 규제가 암호화폐에는 적용되지 않아 머스크와 같은 행위에 대한 법적 처벌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 코인 시장 흔드는 머스크의 입, 시세조종 혐의 적용?

머스크와 관련해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암호화폐는 도지코인이다. 자신을 ‘도지 파더’(도지코인의 아빠)라고 지칭하면서도 “도지코인은 사기”라는 말을 하는 등 도지코인 관련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머스크로 인해 이 코인의 가치는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인다.

머스크는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 작업은 “잠재적으로 유망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이 같은 ‘도지코인 띄우기 트윗’을 본 투자자들은 매수에 나섰고,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선 도지코인 거래가격이 곧바로 20% 넘게 뛰어오르기도 했다.

비트코인 역시 머스크의 말 한마디로 급격한 시세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가 전날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허용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돌연 밝히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발칵 뒤집혔다. 비트코인 가격은 10% 넘게 폭락했고,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한때 400조원 이상 증발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며 암호화폐 시장을 달궜고, 비트코인으로 전기차 구매를 허용하는 시스템까지 도입하면서 전 세계적인 비트코인 열풍을 이끌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3개월여만에 돌연 비트코인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결제 허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세계일보

'돈트 패닉' 사진 올린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머스크가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허용 중단 발표 직후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 개선’을 언급하면서, 업계에선 그가 비트코인을 대체할 암호화폐로 사실상 도지코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을 죽이고 도지코인을 띄우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와 도지코인의 연관성을 부각하는 등 도지코인 가격을 띄우는 데 꾸준히 일조해왔다.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중단 발표 전 비트코인을 대거 매도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머스크의 갑작스런 발표 후 그를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는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비트코인을 팔았을까”라며 “테슬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비트코인 거래가 성사됐는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비판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머스크로 인해 손해를 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그를 암호화폐 시세 조종 혐의 등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2018년 자신의 트위터에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적었고 이후 테슬라 주가는 11% 치솟았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허위 사실로 드러났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머스크를 증권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결국 머스크는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신과 법인이 각각 2000만달러(226억원)씩 벌금을 낸다는 조건으로 고소 취소에 합의했다.

하지만 주식시장과 달리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시세 교란 등은 처벌할 법적 근거가 아직 없어 머스크가 실제로 조사나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아울러 머스크의 자유로운 발언 자체를 두고 책임을 묻긴 힘들며, 그가 허위사실 등을 토대로 투자자를 속인 것도 아닌 만큼 혐의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일보

14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내에서 ‘머스크 충격’ 벌어지면?

만약 국내에서 ‘머스크 충격’과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국내에서도 머스크만큼의 위력은 아니지만 유명 코인 유튜버들이 코인 시세에 입김을 넣고 있다.

법조계는 국내 역시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처럼 규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유사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구태언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우리나라는 정부가 암호화폐를 화폐도, 통화도, 금융통화상품도 아니라고 선언한 후 이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이에 대해 금융상품으로서 규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머스크의 행위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집단소송을 내는 것 역시 힘들 전망이다. 김윤희 변호사(법무법인 성율)는 “코인이 자본시장법 적용 대상이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코인 시세 하락 관련 집단소송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코인 시세조종 등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희찬 변호사(안국법률사무소)는 “이번 머스크 사태는 암호자산에 대한 과세 계획에만 집중하고 있는 정부가 이 사태와 같은 시세 조종 등에 대처해 세금을 부담하는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해프닝”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