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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칭따오 맥주가 두 종류? 법원 "Qingdao는 TSINGTAO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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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중국 산동반도에는 청도(靑島)시가 있다. 국내에는 '칭따오'로 더 잘 알려진 도시다. 이 도시의 명물은 도시의 이름을 딴 맥주 '칭따오'.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문구와 함께,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칭따오 맥주를 두고 회사간 소송이 벌어졌다. 'TSINGTAO' 맥주 판매사는 'Qiangdao' 맥주가 인지도에 편승해 부정경쟁을 하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TSINGTAO'의 손을 들어줬다. 'Qiangdao' 맥주를 판매한 회사는 상호에서도 칭따오를 빼야 할 위기에 처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2부(부장판사 박태일)는 지난 1월 칭따오 브루어리 컴퍼니가 칭따오비어 코리아를 상대로 낸 상표권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피고는 판결에 반발해 항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상표를 맥주와 광고, 간판 등에 표시해서는 안 되며 상표를 사용한 상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 회사는 '칭따오'라는 문자를 포함하는 상호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원고와 피고는 각각 'TSINGTAO'와 'Qingdao Craft Beer' 상표로 맥주를 판매하는 회사다. 원고 칭따오는 2003년부터 판매를 시작해 2016년~2018년에는 수입맥주 판매량 2위, 2019년에는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연예인을 활용한 CF를 제작해 화제를 모으고, 음악 페스티벌을 후원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피고 칭따오는 'Qingdao' 상표로 맥주를 판매하는 다른 중국 회사로부터 상품을 수입해 2019년 12월부터 판매해 왔다. 원고 측은 지난해 6월 피고가 'TSINGTAO'의 유명세를 이용해 부정경쟁행위를 하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피고 측은 '칭따오'는 맥주의 산지와 제조법을 표시하는 것에 불과해 부정경쟁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원고 칭따오 역시 상표 등록을 시도했으나 같은 이유로 거절당하기도 했다. 이후 2018년 5월 사람들이 칭따오 맥주를 많이 소비한다며 식별력을 인정받고 등록을 마쳤다.

재판부의 판단 역시 같았다. 재판부는 "중국 칭다오시의 한자 표기와 한글음역 '칭따오'는 맥주 제품과 판매·영업에 지속적으로 사용돼 온 결과 알려진 상품표지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Tsingtao' 표기가 국내에서 더 익숙하다고 하더라도, 'Qiangdao' 역시 '칭다오' 또는 '칭따오'로 호칭될 개연성이 높다"며 "일반 수요자는 피고 측 맥주도 원고의 제품이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 회사의 제품으로 인식하게 할 위험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피고 측은 제품의 모양새가 원고 칭따오와 달라 혼동의 위험성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외관에서 양 제품이 차이가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피고 제품에 부착된 상표가 혼동을 야기하고 있는 이상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또 "'칭따오' 명칭을 사용한 법인이 수 개에 달해 상호 말소 청구는 부당하다고 주장하지만, 맥주 판매 영업을 해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하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원고 측 임철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지명은 누구나 상표로 쓸 수 있고 상표권 등록도 할 수 없으나 'TSINGTAO'의 경우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획득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타인의 브랜드가치에 편승에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법의 취지에 비춰봤을 때 금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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