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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길고 세련미 갖춘 K8… 성능·편의사항 잡았지만 '반도체 복병'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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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를 국내 ‘톱2’ 자동차 기업으로 만든 일등공신으로 ‘K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준중형(K3)부터 중형(K5), 준대형(K7→K8), 대형(K9)으로 이어지는 K세단 라인업은 2009년 ‘K7’에서 출발했다.

기아는 올해 12년간 이어져 온 K시리즈의 둘째를 ‘K8’로 업그레이드하며 그동안 쌓인 기술과 디자인을 한껏 뽐냈다. 형님 ‘그랜저’보다 먼저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국내 대형차 시장의 문을 두드린 K8을 시승했다. 지난 13일에는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난달 12일에는 3.5 가솔린 시그니처 트림을 각각 운전했다.

K8은 이름을 바꾸면서 내외관도 새단장을 했다. 5m가 넘는 전장은 외형에서부터 대형 세단이라는 존재감을 나타낸다. 그러면서도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별이 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다이아몬드 패턴의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처럼 세련된 디자인 요소를 가미해 젊은 감각을 살렸다. 측면부의 유선형 캐릭터 라인은 패스트백 타입의 지붕 라인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내부에 들어서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에르고 모션 시트가 운전자를 처음 맞이한다. 두 시승 모두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의 한 카페까지 이어지는 약 편도 60∼70km 거리를 왕복했는데, 이때 머리 받침대의 지지력과 쿠션감이 운전의 피로를 많이 덜어줬다.

공기주머니를 개별 제어해 앉은 상태에서 스트레칭하는 효과를 주는 ‘컴포트 스트레칭 모드’가 탑재돼 장거리 주행시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다. 주행 중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거나 시속 130km/h 이상 주행 시에는 시트의 지지성을 조절해주는 스마트 서포트 기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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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변화 외에도 영국 프리미엄 스피커 메리디안을 장착해 공간을 완성하는 소리에도 신경을 썼다. 시승 중 클래식 음악부터 대중가요까지 차례로 재생해보니 장르를 가리지 않고 14개의 나텍 스피커가 맑고 풍부한 소리를 재현해 냈다.

운전석을 중심으로 부드럽게 이어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12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시인성도 뛰어났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중 인상적인 대목은 터치식 인포테인먼트·공조 장치였다. 터치식 버튼을 누르면 인포테인먼트 관련 메뉴에서 공조장치로 변환돼 적은 면적에 많은 기능을 담고자 한 개발자들의 고민이 엿보였다.

주행 특성은 두 모델이 닮은듯 하면서도 차이를 보였다. 우선 긴 차체에서 오는 고속 주행의 안정감은 K8의 공통적인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코너에서는 꽤 빠른 속도로 빠져 나가도 긴 차체에 비해 쏠림이나 흔들림도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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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가솔린 모델은 300마력, 36.6kgf·m 토크의 힘으로 주행 중 답답함 없는 6기통 가솔린 세단의 시원한 성능을 보였다. 반면 180마력, 27kg·m 토크의 가솔린 엔진과 44.2kW(60마력) 출력과 26.9kg·m 토크를 내는 전기 모터를 갖춘 1.6 터보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고속 주행에서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패들시프트가 장착돼 있었지만 이를 조작해도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힘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또한 승차감 면에서는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돼 요철 구간이나 방지턱을 넘을 때는 부드러웠고, 고속 주행시에는 단단한 지지력이 운전석에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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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모델에 비해 정숙성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또한 하이브리드 차량은 공식 복합연비가 18km/L에 이를 정도로 연료 효율이 좋다. 여기에 공영주차장 반값 할인 등도 하이브리드차의 쏠쏠한 즐거움이다.

가격은 하이브리드 모델 3698만∼4287만원, 3.5 가솔린 3618만∼4526만원이다. 최근 반도체 수급 난으로 인해 후방 주차 충돌방지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이 빠진 ‘마이너스 옵션’ 차량은 40만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4000만원에 이르는 차를 구매하면서 40만원을 아끼기 위해 편의사양을 포기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 같았다. K8은 지난달 출시 이후 5월12일까지 36일간 3만6000대가 계약됐다.

가평=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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