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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힐스테이트 같이 쓰는 ‘한지붕 두가족’…살림까지 합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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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현대건설이 지난해 리뉴얼한 ‘힐스테이트’ BI. [사진 현대건설]


정의선(51)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 작업이 잰걸음을 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IPO가 실제 이뤄질 경우, 시가총액은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 회장 입장에선 상장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매도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축인 현대차·현대모비스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정의선 12%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 IPO 주관사 선정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미래에셋증권·KB증권·골드만삭스 등 3곳을 IPO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각각 통보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1대 주주는 현대건설(39%)이고, 그다음이 정의선 회장(12%)이다. IPO를 마친 뒤, 시가총액은 최소 6조원에서 최대 10조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 회장이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경우 최대 1조2000억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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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지분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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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관심은 ‘따로 또 같이’로 움직이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관계로 모인다. 플랜트·인프라 건설에 집중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들어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아파트 사업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리서치·부동산114에 따르면 힐스테이트는 GS건설 ‘자이’, 삼성물산 ‘래미안’ 등을 제치고 국내 브랜드 선호도 1위 아파트로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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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아파트 브랜드 순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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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이후 매년 현대건설에 브랜드 사용료(로열티)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아파트 사업을 펼쳤다. 최근에는 DL이앤씨(옛 대림산업의 건설사업부문)와 함께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몇 안 남은 금싸라기 땅인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일대에 ‘힐스테이트e편한세상’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총 1265세대로 지어지는 단지로 올 9월 분양돼 2024년 입주 예정이다.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활용한 덕분에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처음으로 연간 수주액 ‘1조 클럽’(1조4207억원)에 들어갔다.

IB 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의 IPO가 현대건설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8년 상반기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을 당시, 현대모비스가 회사 분할 없이 애프터서비스(AS) 부분을 현대글로비스로 이관하려다가 주주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반대했다.



“현대건설과 합병, 염두에 둔 포석” 관측도



한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이번에는 단계마다 IPO를 추진함으로써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최대한 시장의 호응을 얻어내고, 잡음을 없애려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을 코스피에 상장해 시장에서 적정가치를 평가받은 다음,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합병하고, 정 회장의 지분을 최종 정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99년에도 현대건설과 합병했다가 2년 뒤인 2001년 채권단 체제에서 분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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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룹 지배구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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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입장에선 현대차 경영권을 확고히 할 경우, 굳이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보유하지 않아도 된다. 현대차가 이미 현대건설의 최대주주(21%)이기 때문이다. 사업 측면에서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두 회사가 합병하면 삼성물산을 뛰어넘는 국내 시공능력 1위 건설업체가 될 수 있다. 두 회사는 지금도 고(故) 정주영(1915~2001)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세운 서울 계동 현대사옥의 본관과 별관에 입주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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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이 입주해 있는 서울 계동 현대사옥 별관(왼쪽). 뒷편 본관 건물은 현대건설이 사용하고 있다. [사진 현대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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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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