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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재임중 보수 전액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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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위기 고통분담 차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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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재임 기간 동안 일체의 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탈리아 총리 연봉 11만5000유로(약 1억5700만원)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 시각) 드라기 총리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를 맞아 국민과 고통을 함께하기 위해 연봉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상·하원 의원들이 유럽 최고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는 점 때문에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것도 고려한 조치라고 FT는 보도했다. EU 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이탈리아 의원의 월급은 1만1703유로(약 1600만원)로서 독일(7700유로), 프랑스(6950유로)와 비교해 훨씬 많다.

이와 함께 드라기가 명문가 후손으로서 상당한 재산을 갖고 있고, 국제 무대에서 경제 분야 고위직으로 활동하면서 수입이 많았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드라기는 이날 2019년 수입이 58만3665유로(약 8억원)였다고 공개했다. 당시 그는 ECB(유럽중앙은행) 총재였다.

드라기는 지난 2월 ‘구원투수’격으로 거국내각을 이끄는 총리로 임명됐다. 원내 1당 오성운동 중심의 연정(聯政)이 내부 다툼으로 붕괴한 이후 조기 총선 대신 거국내각을 꾸리기로 여야 주요 정당이 합의했다. 이에 따라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로 꼽히는 드라기를 총리로 지명했다.

드라기가 무보수로 일하기로 한 것은 위기 시 거국내각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사심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올해 73세인 드라기는 다음 총선이 열리는 2023년까지만 재임하고 더 이상 정치 활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드라기는 2011년 말부터 8년간 ECB 총재를 맡았다. 남유럽 재정 위기를 해결한 주인공으로서 ‘수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ECB 총재가 되기 이전에는 피렌체대 교수, 세계은행 집행이사, 이탈리아 재무부 차관보, 골드만삭스 부회장, 이탈리아중앙은행 총재를 차례로 지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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