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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현대차그룹, 美 8조 투자·전기차 현지생산…미국시장 겨냥한 선제 대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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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전기차 대규모 보급 동시에 현지 생산 압박

전미자동차 노조, 美생산차량에만 보조금 적용 주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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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향후 5년간 미국시장에 74억 달러(한화 8조1417억원)를 투자, 전기자동차를 현지 생산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내놨다.

오는 21일 미국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 미국에 통 큰 선물보따리를 보내는 한편 현지 생산 전기차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 미국 시장 장악을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코로나19백신 백신 공급 및 한국내 위탁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미국법인(HMA)은 13일(현지시간)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 달러(한화 8조1417억원)를 투자,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 모델의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결정에 앞서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맞춰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현지 생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에 들러 아이오닉5의 현지 생산을 위한 제반 사항을 점검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생산 차종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은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또는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6'가 미국 생산 차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기아 EV 시리즈와 제네시스의 전용전기차 JW 역시 미국 생산 가능성이 있다.

정 회장이 전기차 현지생산을 결정한 배경은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 '바이 아메리카' 정책이다.

바이든정부는 출범 후 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한데 이어 전기차 분야를 그린뉴딜 핵심사업으로 지정하고, 1000억원 달러 규모 전기차 구매 보조금, 관용차·상용차 전동화 전환, 대규모 충전소 설치 등 전기차 대규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친환경차 산업에서 100만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전기차 공급 확대와 더불어 전기차나 배터리의 미국 현지 생산을 유도하거나 강제하는 강력한 정책들이 수립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이 정부기관의 공용차량을 미국산 부품 50% 이상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차로 교체하겠다는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도 이 같은 기조의 연장선상에 있다. 오는 7월에는 미 환경보호청(EPA)이 보다 강화된 온실가스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친환경차 지원 프로그램의 수혜 조건을 보다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전미자동차노조는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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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속에서도 경쟁력 있는 신차들을 내놓으며 미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아왔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월 최고 판매기록을 세운데 이어 4월에 기록을 다시 썼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기아는 4월 미국시장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7.1% 증가한 15만994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15만대 판매고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보조금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이같은 추세가 꺾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이 때문에 업계는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미국 생산을 결정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관측해왔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강한 현지화 압박을 받아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차에 최대 25% 관세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며, 실제로 적용됐다면 현대차와 기아는 연간 5조5000억원 수준의 관세 부담을 지게 되는 상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바이든 정부의 통상 정책이 이전 트럼프 정부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감이 실리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앞다퉈 미국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연간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이번에 공개한 미국 투자액은 연간으로 따지면 1조6000억원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 핵심 사업장과 R&D 시설이 대부분 위치함에 따라 전체 투자에서 국내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번 투자 결정은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국 내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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