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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성폭행 은폐 주장’ 교수 靑 청원에…‘무마 의혹’ 당사자 “사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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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 혐의, 아무런 잘못 없으므로 떳떳하다…실망한 학생들에게 ‘학교가 엉망은 아니구나’를 알려주고 싶었다”

세계일보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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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교수의 성폭행 사건을 학교 측이 무마하려 했다는 영남대 현직 교수의 청와대 국민청원글에 대해, ‘무마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 나왔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대학교가 교수의 강간을 덮으려 한다’는 글을 두고, ‘무마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교수가 14일 세계일보와 직접 통화를 하면서다. 그는 교내 게시판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문을 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통화에서 언급했다.

앞서 자신을 영남대 교수라 밝힌 청원인 A씨는 지난 12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영남대가 강간을 덮으려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같은 대학교 B교수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죽기보다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용기를 내어 제 실명을 밝히고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는 이를 덮기에 급급했다”며 “부총장이었던 C교수가 같은 센터를 감독하고 있기에 분리조치를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제게 돌아온 말은 ‘시끄럽게 하려면 나가라’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게재 이틀 만에 서명인원이 20만명을 넘기면서 청와대 답변 요건(30일 이내 20만명 이상)을 충족한 상태다.

아울러 A씨는 지난 2월 B교수와 C교수를 각각 강간죄와 강요죄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B교수는 “성폭행하지 않았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고, C교수도 “강요 혐의가 아니라는 건 경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여기까지는 여러 보도를 통해서 알려진 내용이다.

세계일보

‘무마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C교수가 지난 13일 영남대학교 자유게시판에 직접 올린 입장문의 일부. 그는 14일 오후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A교수는 저에게 (B교수와 관련된) 내용을 알린 적이 없다”며 “그러한 일 자체를 인식한 게 아니었으므로, 무마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애초 B교수의 사건 자체를 다룬 적 없으니 자신은 강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고, 따라서 해당 건에 대한 무마 의혹 자체가 없는 이야기를 꾸며낸 거라는 게 C교수 입장이다. 만약 그 사안을 알았다면 당연히 사실 여부를 확인했을 것이고, 전혀 B교수를 두둔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영남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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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내용에 대해 ‘무마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C교수는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A교수는 저에게 (B교수와 관련된) 내용을 알린 적이 없다”며 “그러한 일 자체를 인식한 게 아니었으므로, 무마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2월, A교수의 강간 피해 사건을 내가 신고하지 못하게 막았다는 연락을 경찰에서 받았다”며 “그때 ‘강간 사건’ 내용을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애초 B교수의 사건 자체를 다룬 적 없으니 자신은 강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고, 따라서 해당 건에 대한 무마 의혹 자체가 없는 이야기를 꾸며낸 거라는 게 C교수 입장이다. 만약 그 사안을 알았다면 당연히 사실 여부를 확인했을 것이고, 전혀 B교수를 두둔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C교수는 자신의 강요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 등의 글을 지난 13일 학교 자유게시판에도 올려 이날 오후 10시30분까지 1만6000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는 글에서 “허위주장에 대해 강력히 법적대응 하겠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실체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A교수가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세계일보

영남대학교가 총장 명의로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 영남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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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교수는 통화에서 “‘잘못이 없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는 건 애초 국민청원의 설립 취지와 어긋나는 것이라 판단했다”며 “우리 학교에 실망한 학생들이 많아져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입장문 게재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는 “학생들에게 진실은 다르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며 “실망하던 학생들에게는 ‘아직 학교가 엉망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고, 강요 혐의에 대해서도 아무런 잘못이 없으므로 당연히 떳떳하다”는 말로 이야기를 맺었다.

이 사건은 현재 경북 경산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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