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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출렁이는 테슬라…종잡을 수 없는 ‘머스크의 입’이 최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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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결제 중단” 하루 만에

“갈아탈 것” 도지코인 다시 띄워

‘시세조작범’ 비난과 불매운동

주문 취소 인증·해시태그 확산

[경향신문]

경향신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전기차 구매 시 허용했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가상통화 투자자들이 머스크가 시세조작을 일삼는다며 테슬라 불매운동에 나서면서 테슬라 주가가 급락했다. 머스크의 ‘입’이 테슬라의 ‘오너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과다한 온실가스 배출’을 이유로 비트코인의 테슬라 구매결제 계획을 중단한 대신 도지코인으로 갈아탈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다.

머스크의 발언에 가상통화 가격은 또다시 출렁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오전 3시 기준 도지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5% 오른 약 0.55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머스크의 결제 중단 선언으로 심리적 저지선인 5만달러가 무너진 비트코인은 같은 시간대 5만달러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시가총액 2위 가상통화 이더리움은 하루 새 4000달러대에서 한때 3600달러 아래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폭을 키웠다.

이처럼 말 한마디로 가상통화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머스크에 대한 비난 여론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머스크를 ‘시세조작범’으로 비난하면서 테슬라 전기차 불매를 촉구하는 ‘#dontbuytesla’(테슬라 사지 마라)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테슬라 차 주문을 취소했다는 인증샷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본인이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3.09% 하락한 571.6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0일부터 나흘 연속 하락세다. 애플(1.79%), 마이크로소프트(1.69%), 페이스북(0.90%) 등 기술주들은 일제히 인플레이션 공포에 따른 약세장을 벗어났지만 테슬라는 반등 흐름을 타지 못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1년2개월 만에 200일 이동평균선(582.60달러)을 밑돌았다. 불매운동이 거세질 경우 연중 저점을 찍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 해외주식 투자자들도 서둘러 테슬라 주식을 정리하는 모양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서만 테슬라 주식을 4866만달러 순매도했다. 테슬라의 순매도세 전환은 2019년 12월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세에는 이외에도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IRS)이 세계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중 한 곳인 바이낸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가상통화 시장에서 돈세탁과 세금 관련 불법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조사하는 관리들이 바이낸스의 사업 내용을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확보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2017년 설립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한 바이낸스는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케이맨제도에 설립됐고,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단일 본사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 등을 고객으로 하는 블록체인 포렌식 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바이낸스가 다른 가상통화 거래소에 비해 범죄 활동과 연관된 자금 이동이 많다고 지적했다. 바이낸스 측은 이번 조사에 대해 “그동안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강력한 노력을 해왔다”는 입장이지만, 조사 배경 등에 대해서는 자사 관련 방침에 어긋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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