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삼바, 모더나 국내위탁생산 유력...기술이전·국내 우선 공급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삼바,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설에 "추후 공시"
'병입 단계' 공정 맡아…기술이전 어려울 듯
세계적 백신 부족 사태…국내 우선 공급 미지수
한국일보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국적 제약사인 모더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의 기술이전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아직까지 국내 기업에 없는 mRNA 백신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국내 백신 수급 문제를 안정화할 수 있고, 지속적인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을 맡기로 했다는 보도에 "확인이 불가하며 추후 공시하겠다"고 정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앞서 화이자 백신 생산 보도에 "사실무근"이라고 못을 박았던 모습과 사뭇 다른 뉘앙스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사실상 위탁생산 논의가 진행 중이거나 이미 협의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월부터 모더나 백신을 위탁, 생산하게 된다.

mRNA 백신 기술이전? 업계는 '글쎄'

한국일보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에서 한 직원이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mRNA 백신 방식은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그동안 기술 부족으로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위탁생산을 계기로 기술 확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속단하긴 이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와 백신 생산에 필요한 기술 이전까지 포함된 계약서에 서명했는지 알 수 없어서다. 일각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원료 생산(DS) 공정이 아닌 최종 병입 단계 생산만 맡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모더나가 원료를 공급하면 충전·포장하는 완제 생산(DP) 공정만 담당하는 것이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원료 생산까지 직접 관여하긴 어렵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술이전을 전제로 하면 DS공정까지 전체적인 부분을 맡길 텐데, 병입 단계만 관여한다면 높은 수준의 기술이전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품질관리기준(GMP) 차원에서 위탁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위탁생산으로 국내 백신 수급이 당겨질 것이란 추측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제약사의 판단에 따라 백신 수급이 시급한 해외부터 공급이 먼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백신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다른 국가에 먼저 공급할 여지도 있다"며 "위탁생산 계약의 윤곽이 드러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지 않은 시간도 필요하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엔 백신 생산설비가 없다. 백신 관련 설비 도입과 밸리데이션(생산설비의 적절성·유효성 검증) 등을 거치는 데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8월 생산은 어렵단 얘기다.

다만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도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코로나19 초기보다는 어느 정도 숨 돌린 분위기가 있지 않겠나 하는 시선도 있다"며 "우선협상권 등 다양한 형태로 해외보다 국내 공급이 빠르게 이뤄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