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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문 대통령 앞에서 "김부선 전향적 검토" 꺼낸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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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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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국가철도망계획이 발표돼 공청회 기간을 거쳐 6월에 확정이 될 텐데, GTX-D 노선이 '김부선'이, 김포에서 끝나는 바람에 서부지역에 상당한 민심의 이반이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전향적 검토를 정책실장님과 하겠습니다."

14일 신임 지도부와 함께 청와대를 찾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재검토'를 언급했다. 대표 취임을 전후로 공식 석상에서 관련 언급을 한 적이 없었던 터라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상견례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그만큼 작심 발언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많다.

GTX-D 노선은 민주당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계획안에서 GTX-D 노선이 김포~부천만 연결하는 것으로 발표되면서다. 당초 경기도는 김포 한강신도시를 시작으로 검단~계양~부천~서울 남부~하남을 잇는 노선을 제안했는데, 대폭 축소되는 바람에 주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해당 지역구의 한 의원은 "이른 새벽부터 항의받고 있다"며 "'집권 여당이라면서 이것 하나도 제대로 못 챙기나'라는 비판에 주민들에게 얼굴을 들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만약 GTX-D가 현 계획대로 확정된다면 노선 연장을 기대했던 지역구의 의원들과 지방자치장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김포와 검단은 서울을 떠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을 통해 집을 마련한 20~30대가 다수 유입된 지역으로 인구가 100만 명에 육박한다. GTX-D 문제가 가뜩이나 집값 폭등으로 성난 민심을 자극한다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선 이들 지역을 싹쓸이한 지난해 총선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해당 지역구 의원들 사이에선 국가정책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 수 있는 문제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김포·검단은 서울로 바로 나갈 수 있는 철도가 하나도 없다"며 "국가에서 신도시를 만들어 이주하라 해놓고 교통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어떤 정책을 내놓는다 한들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최근 김포와 부천, 하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 6명은 수차례 송 대표를 찾아 GTX-D 노선의 재검토 필요성을 설명했다. 송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천 계양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인접한 해당 지역의 사정을 비교적 상세히 알고 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에게 공개 건의하는 방식을 취한 것은 '당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겠나"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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