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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서 공론화되는 '이재용 사면론'…"광복절 특사 주목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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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여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관련 논의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 내부 사정에 밝은 여권 관계자는 14일 중앙일보에 “문재인 대통령이 4주년 회견에서 두 전직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사면문제와 관련해 ‘여러 의견을 듣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문 대통령이 실제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각계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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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삼성이 반도체·휴대전화·디스플레이 이런 분야에서 늘 언제나 세계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그것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늘 이끌어주고 계셔서 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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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부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지금까지 민주당은 “사면은 대통령 권한으로, 당에서 논의하진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왔다. 새해 벽두에 이낙연 전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거론했다가 역풍을 맞은 뒤엔 사면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터부시돼왔다. 하지만 최근엔 의원들 사이에 "내부 기류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사석이나 기자들과 만나 사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원들도 늘었다.

계기가 된 건 달라진 문 대통령의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사면과 관련한 두 번의 공개 발언을 했는데, 뉘앙스가 사뭇 달랐다.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두 전직 대통령 특별 사면 관련 질문을 받고는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잘랐다. 그는 “대통령도 선고가 끝나자마자 사면을 말할 권리가 없다”고 했고,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의 사면 움직임은 국민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고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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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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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 10일 취임 4주년 연설에선 “전임 대통령 두분이 수감 중이라는 사실 자체가 국가로서는 불행한 일”이라며 “고령이시고 건강도 좋지 않다고 하니 더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통합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하고, 사법의 정의, 형평성, 국민의 공감대를 생각하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사면 논의 자체를 차단했던 1월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이 부회장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서 우리도 반도체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곤 3일 뒤엔 평택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선 “불확실성에 맞서 더욱 적극적으로 선구적 투자에 나서주신 기업인들의 도전과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 사면논의가 활발해진 또 다른 계기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강조되는 반도체와 백신 문제가 21일(미국 현지시간)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떠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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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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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한ㆍ미 회담의 지렛대로 쓰이고, 삼성을 통한 백신 생산까지 논의되고 있다”며 “이는 민생회복을 통한 지지율 반등이 필요한 당의 목표와도 맞아떨어지면서 사면에 대한 기류가 확실히 변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출신인 양향자 의원도 본지 통화에서 “사면은 삼성이나 이 부회장을 위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반도체 경쟁에 대한 위기 의식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라고 했다.

청와대와 여당의 달라진 기류가 포착되면서 재계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오는 19일 석가탄신일에 단행될 가석방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특히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지난 11일 가석방 심사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결재하면서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로써 이 부회장의 임박한 석탄일 가석방 논의는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법조인 출신으로 원칙을 중시하는 문 대통령이 원칙을 어기는 결정을 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의 경우엔 활동에 일정한 제약이 수반되는 가석방보다 사면이 낫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는 여권 내부 기류를 전하며 “시간적으로도 너무 임박해 있는 석가탄신일 보다 8월 15일 광복절 특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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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월 20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 시설을 시찰하며 이상균 공장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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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는 “여당에서 곧 사면 관련 논의가 본격화되리라는 점을 문 대통령도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집권 후반으로 갈수록 의사결정 과정에서 당의 의견이 차지하는 무게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데, 국민 여론을 살펴 결정해야 하는 사면 역시 결과적으로는 당의 건의를 받는 형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중앙일보에 “당내에선 국민 공감대를 더 확인하자는 의견과,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려해 이 부회장이 일선에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 공존한다”며 “찬반을 떠나 이제 당차원의 공론화 시점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여론지표를 잘 살피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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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며 송영길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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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공개된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의 공동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64%로 반대 의견 2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에 앞선 11일 시사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에 찬성하는 응답은 76%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태화ㆍ김준영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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