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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모더나 백신, 8월부터 국내 생산·공급…물량 확대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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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백신접종 '숨통' ◆

매일경제

1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새로운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착용 지침을 발표한 후 마스크 없이 대화하며 백악관 로즈가든을 지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거리 두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CDC 발표 직후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마스크를 벗고 나타나 "오늘은 위대한 날이고 이정표"라고 말했다. [EPA =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오는 8월부터 우리나라에서 생산을 시작해 국내 백신 접종 물량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원액을 들여와 이를 국내 업체가 완제하는 방식으로 제조될 것으로 알려졌다. 완제는 바이알(작은 의약품 병)에 담는 충진과 포장 작업을 뜻하는 것으로, 원액 생산 같은 고도의 기술 없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 계획대로 8월부터 국내 출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15일 정부 백신도입팀 인사는 "국내 제약사 중 한 곳이 해외 승인을 받은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계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8월부터 대량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쉬운 점은 국내 업체가 원액 제조가 아니라 백신 생산 마지막 단계인 원액을 병에 담고 포장하는 작업만 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위탁생산(CMO)'이 아니라 '포장생산'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백신이나 휴온스글로벌 등이 만드는 '스푸트니크V' 백신은 원액 생산부터 충진·포장 작업을 다 하지만 모더나 백신은 기술 특성상 마지막 작업만 국내에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모더나는 mRNA 백신의 첨단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원액 같은 원료의약품(DS)은 전 세계 최대 위탁생산 업체 중 하나인 스위스 론자가 맡고, 완제의약품(DP)은 미국과 유럽 내 몇 개 위탁생산 업체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이 유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론자에서 원액을 받아 완제 작업만 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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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액 제조를 못한다면 mRNA 같은 첨단 기술이전은 사실상 어렵지만 국내에서 완제 작업을 통해 최종 제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국내 공급이 원활해질 수 있다. 정부는 작년 말 모더나와 올해 2분기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4000만회분(2000만명분)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어느 규모로 물량이 들어올지 알 수 없다. 이로 인해 보다 상세한 백신 접종 계획을 세우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계약 체결은 해당 백신을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 측이 국내 생산시설에서 나오는 모더나 백신을 한국이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요청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기존에 계약한 4000만회분에 대해 국내 생산 물량을 외국에 보내지 않고 우리가 사용할 수 있어 수급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모더나 백신의 국내 접종을 위해 지난 13일 개최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회의에선 품목 허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오는 21일 품목 허가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한미 백신 협력과 관련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한국에 대한 백신 지원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 한국에 대한 백신 지원을 요청했다. 그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현재까지 한국에 대한 백신 지원 계획은 없었지만, 지원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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