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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단독] 2030은 취업난에 우는데… 강동구, 前구청장 '낙하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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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청, 공고 없이 1월 1일자 ’전문임기제나급' 3명 채용

민주당 이해식 의원 고교 동창도 포함

구청 내부 불만 '부글부글'...구청 측은 “문제없다” 해명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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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청. 사진=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최근 서울 강동구에서 5급 상당 공무원 채용이 공고 없이 진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인물들은 전임 구청장이자 현재 해당 지역구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쿠키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강동구는 올해 1월1일자로 ‘전문임기제나급’ 3명을 공고 없이 신규로 임용했다.

이번에 채용한 전문임기제나급은 5급 상당이다. 전문임기제나급 채용은 지자체에서 모든 절차를 담당한다. 확인 결과 이들은 ‘정원외’ 채용으로 이뤄졌다. 이중 한 인물은 5급 상당임에도 강동구청이 홈페이지에 일반 하위직 공무원을 통칭하는 명칭인 ‘주무관’으로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문임기제가급은 채용 시 행안부와 협의를 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임기제나급은 채용 관련 사항을 지자체에서 모두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지자체장 의지만으로 5급 상당 공무원 채용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 현안인 가운데 채용이 공정한 것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번에 채용된 인사들 중 일부가 서울 강동구을을 지역구로 둔 이해식 의원과 인연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확인 결과 채용된 인사 중 한 명의 경우 이 의원과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그는 이 의원이 강동구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해당 인물은 이 의원이 구청장 선거에 도전했을 당시 후보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채용의 공정성 논란을 제기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현재 이정훈 강동구청장의 ‘비서실장’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전임 구청장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인물을 강동구는 비서실장이 아닌 ‘정무보좌관’이라는 직함을 주고 새롭게 임용했다. 최근 채용된 또 다른 인물은 공로 연수 중 전문임기제나급으로 채용되기도 했다.

쿠키뉴스 취재 결과 강동구청 내부에서도 이번 채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다. 한 강동구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사실 공무원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사심 없이 일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밖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목적이 사뭇 다르다. 선거나 소속 당의 문제 등으로 인해 편향될 수 있어 오히려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부는 자기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인사 관계에 관여하는 경우도 있다”며 “30년 가까이 근무해도 여전히 6급에 머문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오래 근무한 분들은 박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강동구청 소속 공무원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시기에 전직 청장 비서실장 겸 고등학교 동문을 비서실장이 아닌 정무보좌관으로 채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새롭게 5급 상당 전문임기제나급으로 채용된 인원의 연봉은 최소 약 4700만원, 최대 약 8300만원까지 지급이 가능하다. 단순 비교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올해 최저임금 시간당 8720원(월 182만2480원)의 연봉이 2186만9760원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특히 지난 4.7 보궐선거에서 대패한 민주당이 ‘청년’을 위한 정책을 내세우며 공정을 제시하는 상황이지만, 정작 자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지자체의 ‘자기 사람 챙기기’라는 불공정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4.7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부 승진 인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과도 비교된다.

이에 대해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무가 약해서 정무보좌관을 채용했다”며 “이 의원이 쓰라고 해서 채용하지 않았다. 내가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과의 만남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 구청장은 “이 의원과 해당 보좌관은 친구다. 나도 이 의원을 만났고 최종적으로 본인 의사를 존중한다고 했다. 해당 보좌관 역시 임용을 강력하게 희망했다”고 해명했다.

또 강동구청 측은 “지방공무원임용령 제21조3에 따르면 정책보좌업무 등은 공고 없이 별도 채용이 가능하다. 채용할 때 명칭과는 관계없다”고 답변했다.

쿠키뉴스는 이 의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시도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이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보좌관에 관해 “예전에 면식은 있다. 이 과정에 관해 나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mobyd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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