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향해 “야, 어디서 지금 감히”… 與 문정복 발언이 막말 아니라 단지 오해라고?

정의당 “유감, 당장 사과하시라” / 문정복 “오해에서 빚어진 일… 사과할 수 없다”

문정복(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 도중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의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 관련 발언 관련해 언쟁을 벌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정의당은 14일 류호정 의원에 “야… 어디서 감히”라는 등 막말을 던진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문 의원은 류 의원이 말을 잘 못 알아들어 벌어진 일이라며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는 전날 저녁 본회의를 열고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사 진행 발언에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낙마’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지명 철회 등을 촉구했다.

특히 배 원내대표는 앞서 자진사퇴한 박 후보자 부인의 영국산 도자기 반입 문제에 관해 ‘외교행낭을 이용한 부인의 밀수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고성까지 내며 반발했고, 문 의원이 연설을 마친 배 원내대표의 좌석으로 찾아가 항의했다.

이날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문 의원은 이때 류 의원과 대화 도중 “아니, 그걸 당신이”이라고 말했고, 류 의원은 “당신?”이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문 의원은 류 의원에게 “야!”라고 언성을 높였고, 류 의원이 다시 “야?”라고 반문하자 그는 “어디서 지금 감히, 어디서 목소리를 높여”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류 의원은 “우리 당이 만만해요? 저기다가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여기 와서 뭐하시는 거예요?”라고 맞받았다.

강 대표는 “문 의원의 언사는 무례하기 짝이 없었다”면서 “소수야당의 동료 의원을 ‘야’라고 부르고, 먼저 삿대질할 만큼 오만한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 문 의원은 류 의원에게 사과하시라”고 촉구했다. 류 의원은 지난해 21대 국회에 최연소 비례대표 의원으로 입성했다.

문정복(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 도중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의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 관련 발언 관련해 언쟁을 벌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도 다음 날인 14일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공당의 원내대표가 공식적인 의사 진행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발언 직후 자리에 찾아와 개인적으로 항의하는 것은 심히 부적절하다.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국무총리 임명안 동의 표결에 함께 참여한 정의당을 향해 엉뚱한 탓을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길 바라며 문정복 의원과 민주당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그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면서 “나이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민의를 대표하는 1명의 의원으로서 우리 당 류호정 의원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는 별도 사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정복 “류호정 의원이 말을 잘 못 알아들은 것… 사과할 수 없어”

문 의원 측은 “오해에서 빚어진 해프닝”이라며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문 의원은 “배 원내대표가 ‘박준영 후보자는 왜 사퇴했느냐’고 물으니 (제가) ‘당신이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거 (같아서)’라고 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여기서 ‘당신’은 배 원내대표나 류 의원이 아닌, 이들의 대화 자리에 없었던 ‘제3자’를 이르는 존칭으로 박준영 후보자를 지칭한 표현이라는 것.

문 의원은 뉴시스에 “내 말에서 ‘당신’은 박 후보자를 지칭한 것인데 갑자기 류 의원이 ‘어디에다 당신이라 하느냐’고 한 것”이라며 류 의원이 잘못 이해한 데서 해프닝이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깜짝 놀란 나도 그 순간에 기가 차니까 ‘야’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말 해프닝인데 류 의원이 표현을 잘 이해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그런 게 아니겠냐”고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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