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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성범죄·학대’ 피해 여중생 극단 선택 다음날… 검찰, 피의자 영장 또 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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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측 수사 보완요구...두 차례 반려

조선일보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 전경./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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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극단 선택을 한 충북 청주 여중생 사건과 관련, 의붓딸을 학대하고 딸 친구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계부에 대한 구속영장이 검찰에서 또다시 반려됐다.

14일 청주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A씨의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에 대한 구속영장에 대해 검찰이 재차 보강수사 지휘를 내리며 반려했다. 이 사건 범죄피해자인 여중생 B양과 C양이 숨진 지 하루만이다.

경찰은 이달 초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B양 의붓아버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피해자 진술에 대한 전문가 진술 분석 등을 포함해 보완 수사를 요청하며 사건을 경찰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보완수사를 마친 경찰은 최근 구속영장을 재신청 했지만, 검찰은 이를 또다시 되돌려보냈다. 검찰은 피해자와 주변인 진술이 일부 엇갈리는 등 일관성과 신빙성이 다소 모자라 해당 부분을 좀 더 살펴보라는 취지로 보완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월 해당 혐의로 체포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기각한 바 있다.

경찰은 피해자가 사망한 상황에서 추가 진술 확보 등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경찰 수사 진행은 물론 가해자 처벌에도 차질을 빚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는 밝히기 어렵지만, 또다시 구속영장 신청이 반려됐다”며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꼼꼼히 수사를 해서 보완했는데 또다시 반려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경찰은 가해자 처벌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수사를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예전에 같은 중학교에 다녔던 친구 사이인 이들은 지난 12일 오후 5시11분쯤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22층과 23층 사이에 있는 창문을 통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유서 한 장과 휴대전화, 지갑 등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유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은 최근까지 성범죄 등 피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C양은 몇 개월 전 B양 집에 놀러 갔다가 B양 의붓아버지에게 성범죄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된 C양 부모가 지난 2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B양이 의붓아버지로부터 폭행과 학대 피해를 당했다는 정황을 인지하고 지자체와 아동전문보호기관과 협력해 조사를 진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 내용과 의붓아버지와 관련한 자세한 혐의 사실에 대해서는 고인의 명예와 2차 피해 우려가 있어 공개할 수 없다”며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가 성범죄 피해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강수사를 거쳐 의붓아버지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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