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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닻 올린 한국형 CBDC"…카카오·네이버 등 민간도 시스템 연구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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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준비에 나선 가운데,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이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라인과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사업'에 도전한다. 한국은행은 이달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사업을 공고할 예정이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 'CBDC' 뭐길래

CBDC는 기존의 실물 화폐와 달리 가치가 전자적으로 저장되며 이용자 간 자금이체 기능을 통해 지급결제가 이루어지는 화폐를 말한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로서 암호화폐와 달리 기존의 화폐와 동일한 교환비율이 적용돼 가치변동의 위험이 없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만큼 화폐의 공신력도 담보된다.

CBDC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 경제가 확산되면서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아직까지 디지털화폐의 발행을 공식화한 나라는 없다. 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실험과 연구는 진행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경제 내 현금 이용 비중이 하락함에 따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e-krona)의 발행 여부를 올해 중 여론수렴을 거쳐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본, 영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아직까지 발행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캐나다와 싱가포르는 도매 디지털화폐 발행을 거액지급결제시스템의 효율성 제고로 연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신흥국의 경우에는 인구가 적고 현금이용이 감소추세인 경우나 지급결제서비스 등 금융서비스가 미흡한 나라(우루과이, 튀니지 등)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앙은행이 CBDC 발행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블록체인기술을 이용한 디지털화폐를 이용해 은행 간 결제에 시험성공한 것을 바탕으로 중국인민은행이 중앙은행-상업은행-일반고객으로 이어지는 2단계 디지털화폐의 유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CBDC의 의의, 영향 및 시사점' 리포트에서 "중국은 CBDC를 국경 간 거래에 활용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CBDC 연구 본격화

전 세계적으로 CBDC 연구가 이뤄지면서 한국은행도 CBDC 연구에 한창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2월 CBDC 연구·기술 전담조직을 확충하고 연구를 본격화했다. CBDC 모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험 계획을 수립해 주요 요건과 구현기술을 검토했으며, CBDC 모의실험 관련 컨설팅을 실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 'CBDC 파일럿 테스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은 총 3단계로 ΔCBDC 기반업무(디지털화폐 설계 및 요건 정의와 구현기술 검토, 1단계) ΔCBDC 업무 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2단계) Δ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 및 테스트(3단계)로 구성됐다.

현재 한국은행은 2단계 과정까지 연구를 마무리한 상태다. 한국은행은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 내부 파일럿(맛보기) 시스템을 구축해 테스트를 진행할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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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1.4.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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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3월 기자단과의 서면 문답에서 "지난해 11월부터 'CBDC 파일럿 시스템' 컨설팅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가상환경에서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해 테스트할 예정"이라며 "이번 테스트는 자금이체, 대금결제와 같은 기능과 함께, 발행, 유통, 환수 등의 각 단계별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BDC 연구는 당장의 도입 여부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연구는 미래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 이후에도 금년도 테스트 결과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후속 기술 개발 및 테스트를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지급수단 및 가치저장수단으로서 기능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향후 CBDC가 도입되면 특히 지급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CBDC 발행과 관련해서는, 발행에 앞서 기술적 필요사항을 완벽하게 점검하는 한편 발행 시 금융시스템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고도 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민간 기업도 CBDC 연구 참여

한국은행은 지난 4월 '2020년 지급결제보고서' 통해 CBDC 송금·결제 등 서비스의 모의 실험을 진행하고, 이후 금융·정보통신(IT) 기관과 공동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향후 계획과 관련, 가상환경에서의 CBDC 모의실험을 통해 제조·발행·유통·환수·폐기 등 CBDC 생애주기별 처리업무와 함께 송금·대금결제 등의 서비스 기능을 실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등 IT 기업이 한국은행 CBDC 사업에 참가 의향을 내비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다만 현재까지 민관이 어떤 업무를 하게 될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관련 사업 공고가 나올 것"이라며 "모의실험으로 자체적인 업무 프로세스가 구축된 이후에는 금융기관이나 IT기관들과 함께 업무 프로세스를 어떻게 구축할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CBDC 모의실험에 참여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상태이며, 라인과 함께 한국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 및 테스트 사업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CBDC 사업 도전을 본격화했다. 그라운드X를 이를 위해 이더리움 기반 개발사 컨센시스와 기술 협력을 맺은 상태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컨센시스와 기술 협력을 통해 클레이튼 성능을 대폭 강화해 CBDC를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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