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사설] 변동폭 커진 금융시장, 시급해진 인플레 대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발 인플레이션 공포로 금융시장이 출렁거린다. 외환·채권·주식 전방위적이다. 변동폭도 커졌다.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4.2% 오른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의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2일(현지시각) 뉴욕증시와 나스닥은 2%를 넘나드는 하락폭을 보였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도 장중 한때 연 1.69%까지 뛰어올랐다. 다음날 일부 회복됐지만 인플레 공포는 여전하다.

국내 금융시장의 동조화도 당연히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1% 넘게 떨어졌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1%포인트 올라 2.156%가 됐다. 연중 최고치다. 외환시장에서의 반응도 컸다. 인플레는 안전자산 쏠림 현상으로 나타난다. 금융시장에선 달러강세이고 환율상승이다. 13일 원/달러 환율은 4.6원 오른 1129.3원에 마감됐다. 장중엔 1130원을 넘기도 했다.

누구도 원치 않지만 사실상 인플레는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 돈이 그렇게 풀렸는데 안 생기면 이상한 일이다. 시기와 강도의 문제일 뿐이다. 억눌렸던 소비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과 유가도 상승일로다. 일부에선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공급 부족에 의한 것이라며 인플레 가능성을 부인한다. 하지만 공급 부족은 6개월이면 해결된다. 벌써 지났다.

지금 금융시장에선 인플레 대응이 현실이다. 시장 실세금리는 모두 올랐고 이미 대출금리의 상승압박 요인이다. 환율도 올 들어 달러당 50원 가까이 상승했다. 증시에서 금융주들이 강세인 것도 금리 상승 수혜와 연결된다. 모든 지표와 움직임이 한 방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주요 인사들의 발언 대부분은 이유가 있다. 하루 만에 부인했지만 옐런 미 재무장관의 ‘금리 인상 필요’ 발언도 다목적용이다. 일종의 예방주사인 셈이다. 이원억 기재부 1차관이 12일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에선 “최근의 물가 상승은 기저효과가 크다”고 해놓고 13일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에선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하루 만에 다른 발언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몰라서 하는 말실수가 아니다. 이유 있는 ‘말 바꾸기’다.

인플레는 안개처럼 내린다. 멀리는 보이는데 눈앞에는 없다. 시작과 끝을 구분하기도 어렵다. 금융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출렁거림, 변동폭의 확대 정도만 보인다. 그러다가 모두가 인플레를 느끼는 순간, 발작형 반응이 일어난다. 금융위기, 경제위기는 그렇게 온다.

인플레를 예의주시할 시기는 지났다.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뿐 아니다. 개인과 기업 다 마찬가지다.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