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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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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쫓겨났다" 홍준표, 당내 반발 속 복당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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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1년 2개월 풍찬노숙"

김웅 "당 이미지 폭락시켰던 경험 생생", 김근식 "내년 대선 도움 안 돼"

전문가 "신임 지도부 누가 되는지에 따라 복당 여부 결정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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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무소속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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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국민의힘이 내홍을 겪고 있다. 홍 의원은 연일 국민의힘을 향해 자신의 복당을 받아달라고 촉구하고 있으나, 당내 찬반양론이 엇갈려 쉽게 결론 나지 않는 모습이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홍 의원의 복당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다만 당내 쇄신을 원하는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홍 의원의 복당이 내년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고 지적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는 신임 지도부가 누가 되는지에 따라 홍 의원의 복당 여부가 결정 날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일 자신의 복당 타당성을 주장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 지지층 65%가 저의 복당을 지지하고 있고 당권 주자로 나선 10여 명 중 한 명 빼고는 모두 저의 복당을 지지하고 있다"라며 "일부 극소수의 반대가 있다고 해서 정당 가입의 자유를 막는 것은 민주 정당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기현 당대표 직무대행께서는 조속히 의원총회를 열어 큰마음으로 매듭을 풀어 주시길 바란다"라며 "당장 급한 게 아니라고 하셨지만 억울하게 쫓겨나 1년 2개월을 풍찬노숙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그는 약 1년 2개월 동안 무소속으로 지내왔다.


홍 의원이 그간 복당 신청서를 내지 않은 이유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시점에서 복당 의사를 밝힌 이유에 대해 "개인적인 악연이 있었던 사람이 당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복당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복당 문제 등을 두고 자신과 마찰을 빚어 온 김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의원의 복당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초·재선 의원들은 홍 의원이 복당할 경우,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색채가 강했던 옛 자유한국당 시절로 회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내년 정권 교체를 위해선 중도층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홍 의원의 복당이 도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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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김웅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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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의원으로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홍 의원과 연일 복당 문제로 설전을 벌이고 있다. 홍 의원은 김 의원을 겨냥해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 더구나 온실 속에서 때가 아닌데도 억지로 핀 꽃은 밖으로 나오면 바로 시든다", "막무가내로 나이만 앞세워 정계 입문 1년밖에 안 되는 분이 당대표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 등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에 김 의원은 "시든 꽃잎에는 열매가 맺지만 시들지 않는 조화에는 오직 먼지만 쌓인다. 저는 매화처럼 살겠다. 의원님은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 "소금도 오래되면 곰팡이가 나는 법"이라고 맞받아쳤다.


특히 김 의원은 홍 의원을 향해 "선배님이 말 한 마디가 우리 당의 이미지를 폭락시켰던 경험이 너무나도 생생하다"라며 "후배들에게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초선 의원과 설전을 벌이는 홍 의원의 태도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초선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초선 의원을) 포용하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키고, 담대하지 못하고 좀스럽게 대응하는 이런 태도가 홍 의원의 복당에 대해 당 안팎의 많은 분들이 염려하고 불안해하는 핵심 이유가 아닌가 한다"고 꼬집었다.


그런가 하면 홍 의원이 복당하면 중도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정권교체와 당의 미래를 위해서는 홍 의원은 당분간 밖에 계시는 게 낫다"라며 "우리 당의 가장 큰 목표는 내년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이고 당내 모든 현안은 그 목표에 종속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당대회 앞두고 '도로영남당', '도로한국당' 논란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홍 의원의 복당은 '도로탄핵당' 이미지를 소환할 수밖에 없다. 죄송하지만 내년 대선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초·재선 의원들이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이유가 당의 이미지와 연관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 전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국민의힘이 과거 새누리당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로친박당'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세"라며 "이 가운데 초·재선 의원들은 당이 새롭게 바뀌기 위해선 외연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홍 의원의 복당이 결정되면 당의 이미지가 구태의연한 이미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의 신임 지도부가 누가 될지도 홍 의원의 복당 문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새 대표가 친박계 후광을 얻고 당선된다면 홍 의원 또한 빨리 복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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