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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데미안'속 밑줄, BTS 세계관 지도…오감으로 경험하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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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음악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 오늘 개관…제임스 진과 특별전도

연합뉴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춤을 다룬 '하이브 인사이트' 전시관
[하이브 인사이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방탄소년단(BTS) 음악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TS를 키워낸 프로듀서 방시혁은 '데미안'의 어떤 구절에 영감을 받았을까.

지난 12일 찾은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에는 방시혁 의장이 직접 밑줄을 치고 메모를 적어둔 '데미안' 속 페이지가 태블릿으로 전시돼 있었다.

BTS 음악 속 세계관인 '화양연화' 스토리의 복잡한 단서들을 추리극 속 장면처럼 이어놓은 지도, BTS가 콘서트에서 입은 '마이크 드롭'(MIC Drop) 무대의상 등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 용산 신사옥으로 이전한 하이브는 지하 1∼2층에 연면적 4천700㎡ 규모의 '음악 뮤지엄'인 하이브 인사이트를 조성했다. BTS와 세븐틴, 여자친구 등 하이브 아티스트의 음악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는 공간으로 14일 개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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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인사이트' 입구
[하이브 인사이트 제공]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조성한 전시관이지만 소속 아티스트 성과를 나열하기보다는 다양한 전시물로 음악 자체를 조명하고 '낯설게 보기'를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뮤지엄"이라는 설명이다.

◇소리·춤·스토리 입체적 경험…8.5m 높이 벽에 트로피 빼곡

입구를 지나 지하 2층에 들어서면 소리(Sound), 춤(Movement), 스토리(Story) 등 K팝 콘텐츠를 대표하는 3개의 키워드로 구성한 전시 공간이 나타난다.

'사운드'를 다룬 공간에서는 녹음·믹싱·마스터링 등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고 BTS의 곡 '온'(ON)에 담긴 다양한 요소를 분석해 인포그래픽으로 구현했다.

BTS RM·슈가·제이홉과 빅히트뮤직 수석 프로듀서 피독,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범주의 작업실을 360도 터치 모니터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한 '스튜디오 360' 코너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

이어지는 '무브먼트' 전시장에 들어서니 공간을 둘러싼 대형 스크린 속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하이브 아티스트들의 몸짓이 눈에 들어왔다. 움직임 자체에 초점을 맞춰 연출된 안무 영상은 평상시 접하는 K팝 퍼포먼스와는 다른 느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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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인사이트'에 마련된 트로피 월
[하이브 인사이트 제공]



아티스트의 세계관과 서사 구축에 공을 들여온 하이브는 음악 속에 담긴 '스토리'도 별도의 전시 공간으로 구성했다.

BTS의 음악적 메시지에 영향을 미친 책 '데미안'과 '사랑의 기술', '융의 영혼의 지도'가 전시됐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별, 여자친구의 푸른 나비 등 세계관 속 요소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기도 했다. 아티스트들이 작사에 대한 감상을 직접 밝히는 인터뷰 영상도 흘러나온다.

클라이맥스는 지하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8.5m 높이의 트로피 월이다. BTS의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트로피 등 하이브 가수들이 국내외 시상식에서 받은 트로피가 거대한 벽에 진열돼 있다. 이 트로피들은 하이브 음악의 '영광의 순간'을 기록한 영상 속에 유기적으로 연결돼 관람객에게 보여진다.

◇ '꽃의 정령'이 된 BTS…제임스 진과 기획전

이어지는 지하 1층에서 눈에 띄는 것은 유명 작가와 협업한 특별전이다. 첫 기획전은 BTS를 모티브로 한 제임스 진(James Jean)의 '일곱 소년의 위로'(SEVEN PHA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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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모티브로 한 제임스 진의 '가든'
[하이브 인사이트 제공]



제임스 진은 DC 코믹스 표지 작업, 프라다와의 협업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은 대만계 미국 작가로, 몽환적인 만화풍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미술 애호가인 BTS RM은 하이브 인사이트 소개 영상에서 "세계적인 마니아층을 형성한,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가든'(Garden)은 BTS의 곡 '전하지 못한 진심'에서 착안해 제임스 진 특유의 환상적인 이미지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외로움의 정원에 핀 너를 닮은 꽃'이라는 곡의 가사에서 영감을 받아 멤버들을 꽃의 정령으로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전시 공간은 음악을 청각 이외의 다양한 감각으로 표현한 전시물로 채웠다. BTS의 '유포리아'를 향기로 표현하거나 음악의 진동을 촉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BTS와 뉴이스트의 무대 의상, 세븐틴 멤버들이 착용했던 반지 등 팬들이라면 반갑게 알아볼 만한 의상과 소품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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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인사이트'에 진열된 아티스트 의상과 소품
[하이브 인사이트 제공]



마지막으로는 소리의 울림이 느껴지지 않는 '무반향실'을 지나 하이브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통한 공감과 성장을 이야기하는 영상관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를 거치게 된다.

뮤지엄 숍에서는 MD(공식 상품)와 아티스트 의상의 직물 일부를 넣은 '업사이클링' 제품, SPC 삼립과 함께 개발한 에그타르트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하이브 인사이트'는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기본 입장권은 2만 2천 원, 포토 티켓이 포함된 입장권은 2만 5천 원이다. 모바일 앱으로는 하이브 소속 그룹 리더들이 음성으로 작품을 해설해주는 '아티스트 도슨트' 기능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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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인사이트의 영상관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
[하이브 인사이트 제공]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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