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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평속 145 이하…하지만 칼제구·볼배합' 류현진 보고 준비한 김광현 양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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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양현종, 김광현, 류현진(왼쪽부터)이 2018년 12월 6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2018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 참석해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다.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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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우연히 이뤄지는 것은 없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는 더 그렇다. 류현진(34·토론토)에 이어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양현종(33·텍사스)이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데에는 분명한 비결이 있다. 셋 다 빅리그에서는 평균 구속 이하를 던지지만 마치 한 팀을 이뤘던 것처럼 다양한 구종을 안정적으로 던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확성임을 세 명의 코리안 빅리거가 증명하고 있다.

결과가 이들의 활약상을 증명한다. 올해 류현진은 7경기 39.2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95, 김광현은 5경기 23이닝 1승 평균자책점 2.74, 양현종은 3경기 12이닝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이다. 표본은 작지만 셋 다 수준급 투수의 상징인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빅리그에 진출한 양현종을 제외하고 류현진과 김광현의 빅리그 통산 평균자책점도 뛰어나다. 류현진은 2.95, 2년차 김광현은 2.0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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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선발투수 류현진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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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세 투수 모두 올해 모습은 최고 구속과 거리가 있다. 셋다 한국에서 뛰었을 때는 150㎞ 이상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이제는 150㎞ 강속구를 보기 힘들다. 올해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류현진이 89.5마일(144㎞), 김광현은 89.1마일(143.4㎞), 양현종은 89.7마일(144.3㎞)이다. 빅리그 평균 구속보다 10㎞ 기량 떨어지는데 타자를 돌려세우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셋 다 좌투수임에도 세 가지 이상의 구종을 던지며 볼배합도 노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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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원정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밀워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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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분모는 체인지업이다. 메이저리그(ML) 첫 해부터 체인지업 장인으로 불렸던 류현진은 물론 김광현과 양현종도 체인지업을 앞세워 빅리그 강타자를 잡는다. 특히 양현종은 체인지업 구사율 27.9%로 비율상 포심 패스트볼에 이은 두 번째 구종으로 자리하고 있다. 마치 류현진처럼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의 시야와 타이밍을 흔든다.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대부분의 구종도 체인지업이다.

빼어난 슬라이더로 이름 석자를 널리 알린 김광현도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외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진다.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슬라이더와 바깥쪽에서 가라앉는 체인지업으로 올해 이닝수보다 많은 탈삼진(24개)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지난 12일 5.1이닝 1실점, 류현진은 13일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둘은 하루 간격으로 나란히 팀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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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양현종이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보스턴과 홈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알링턴(텍사스) |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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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류현진 효과가 김광현과 양현종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류현진이 2013년 빅리그에 진출한 후 모든 한국선수들은 류현진의 선발 등판 경기를 주시했다. 대표팀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단 김광현과 양현종 또한 꾸준히 류현진 경기를 시청하며 류현진이 어떻게 빅리그 타자를 압도하는지 머릿속에 새겨 넣었다. 특히 양현종은 류현진의 매 경기 볼배합을 연구하면서 비시즌마다 류현진에게 직접 궁금한 부분을 물었다.

한국에서 성장한 비슷한 또래 좌투수 세 명이 절차탁마했고, 세계 최고 무대에 우뚝 섰다. 빅리그 팀 동료들과 사령탑 또한 이들이 지금까지 이룩한 업적을 인정한다. 한국야구 역사에 영원히 남을 왼손 트리오가 빅리그에서도 굵직한 발자국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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