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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예능 훨훨 나는데…'오 주인님' 시청률 0%에 고심 깊은 MBC 드라마[SS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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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MBC의 한숨이 깊다. 아무리 ‘드라마 왕국’이 옛말이라지만, 평일 프라임 시간대에 편성된 드라마가 0%대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건 MBC에겐 상당히 굴욕적인 일이다. 지상파 드라마의 굴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종영한 ‘오! 주인님’은 MBC가 2021년 처음 선보인 미니시리즈다. 월화드라마를 잠정 폐지한 데다 지난해 12월 ‘나를 사랑한 스파이’ 종영 이후 수목극 또한 선보이지 않고 휴지기를 가졌던 MBC가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최적화된 두 배우 이민기와 나나의 만남으로 새롭게 반등을 꾀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1회 2.6% 자체 최고 시청률 이후 줄곧 1%대 시청률을 이어오다 12회(4월 29일 방송분)에서 0.9%까지 하락했다. MBC의 첫 시청률 0%대 드라마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 중계와 선거방송 등에 밀린 초반 들죽날죽한 편성도 드라마가 자리잡지 못하는 데 한몫을 했다.

MBC 드라마는 지난해부터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MBC에 따르면 ‘오! 주인님’을 포함해 4편의 미니시리즈와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까지 총 5편의 드라마가 올해 편성됐다. 드라마 편수를 대폭 축소하고 작품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는 설명이지만 사실상 지금까지의 성적표를 보면 합격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오! 주인님’뿐 아니라 지난 1월부터 시작한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도 5∼6%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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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장르물이 OTT 플랫폼을 넘어 TV드라마 시장에서도 대세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달콤한 동거 로맨스를 표방한 ‘오! 주인님’은 다른 로코와 큰 차별점을 갖기 못하고 신작들에게 밀리게 됐다”고 봤다. 지난해 방영한 ‘꼰대인턴’, ‘카이로스’ ‘SF8’ 등이 높은 시청률은 아니었지만 시의성 있는 소재와 색다른 장르물로 호평을 얻은 것과 비교해도 시류에 따라가지 못하는 편성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로맨스물을 즐겨보는 1020세대가 웹드라마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청층이 이동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조한 성적이 ‘오! 주인님’이라는 작품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드라마 시장에서 지상파 드라마의 입지가 과거와는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많다. 스타 PD와 작가 등 인력유출과 한도 없이 오른 제작비와 비교해 열악한 제작 환경 등이 문제로 꼽힌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MBC뿐 아니라 KBS, SBS 등 타 지상파 방송사들에서도 오랜 기간 지적돼왔다.

MBC는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드라마들을 조금씩 선보이면서 자구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 편수가 적어져 다양한 시도를 하기에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당장의 결과보단 어떤 색을 보여주며 어떤 길을 갈 것인지 확실한 노선을 정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문소리 정재영의 오피스물 ‘미치지 않고사야’, 남궁민 박하선의 150억원 규모 블록버스터 첩보 액션 ‘검은 태양’, 이준호와 이세영이 출연하는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 등의 작품이 남아있어 향후 MBC 드라마 체면을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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