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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제자가 작은 선생님으로 돌아와 나눔 실천하니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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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시 ‘즐거운지역아동센터’ 조성훈 센터장·허설림 교사

15년간 지역아동들의 든든한 멘토…문화예술교육 기회

제자가 작은 선생님으로 돌아와 나눔 실천

CJ도너스캠프 공부방제안서 체험활동 큰 도움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에 위치한 ‘즐거운지역아동센터’. 32명의 아이들이 방과후면 달려오는 이 곳에는 한때 사제지간이었던 큰 선생님과 작은 선생님이 함께 지역 아이들의 방과후 돌봄을 맡고 있다. 조성훈 센터장(49)과 아동복지교사 허설림(26)씨다. 목사를 겸해 목회도 운영하고 있는 조 센터장은 2006년 센터 문을 연 이후 15년간 센터를 총괄하고 있고, 허 교사는 올해 1월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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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시 지역아동센터의 조성훈(오른쪽) 센터장과 허설림 교사. 15년전 이 센터의 사제지간이었든 이들은 현재 큰 선생님과 작은 선생님으로 지역 아동들을 돌보고 있다. (사진=CJ나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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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어느 날. 초등학교 1학년 딸 아이가 집에 친구들을 데려와 과학책을 보라고 건냈는데 아이 몇 명이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한글을 가르쳐줬다. 그게 시작이었다. 2006년 2월, 여주시에 신고하고 본격적으로 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조 센터장은 센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회상했다. 지역아동센터는 방과후 돌봄과 교육이 필요한 취약계층 아이들을 위해 전국에 약 4200곳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로 15년이 된 이 센터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약 440여 명에 달한다. 센터에서 배우고 성장해, 본인이 받은 사랑을 나눔으로 되돌리는 실천을 하고자 사회복지나 아동복지를 전공한 수료생도 3명이나 된다. 그 중에는 지난 1월 센터로 돌아온 허 교사도 있다.

허 교사는 2006년 초등학교 5학년때 점동면으로 이사를 왔다. 당시 숫기 없는 성격과 가정형편으로 많이 의기소침했던 그가 조 센터장을 만나고 공연, 뮤지컬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문화 체험도 하며 점차 밝은 성격으로 변할 수 있었다는 것. 허 교사는 “차츰 성장하며 아동들이 누려야 할 것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며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게 되고, 가까운 곳에서 후배 아동들을 돕고 싶었다”고 했다.

센터는 처음에는 교과 학습 위주 교육이 진행됐지만 지금은 악기 연주 위주의 문화예술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센터가 위치한 여주시 점동면에는 그 흔한 피아노 학원도, 보습학원도 없다. 버스도 하루에 2~3회만 들어오는 농촌이다 보니 문화예술교육은 사치나 다름없는 상황. 이에 센터에서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피아노, 토요일에는 바이올린 수업을 진행하며 아이들이 다양한 악기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여러 이유로 마음이 닫혀있는 아이들을 위한 정서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이기도 하다.

특히 CJ도너스캠프 공부방제안서를 통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과 창의교육을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조 센터장은 “문화체험은 주로 겨울캠프로 진행이 됐는데, 아이들에게는 꿈만 같은 스키캠프를 3번이나 진행할 수 있었고, 2015년에는 승마캠프도 진행할 수 있었다”며 “가까이에 수많은 스키장과 승마장이 있어도 쳐다보기만 했던 아이들에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CJ나눔재단은 2005년부터 온라인 교육 기부 플랫폼 CJ도너스캠프를 통해 전국의 지역아동센터와 아동양욱시설 등의 공부방을 지원한다. 공부방제안서는 초등학생 아동들의 방과 후 돌봄을 위한 공부방 시설에 문화교육과 문화체험 캠프 활동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2020년까지 약 67만 명의 아동들을 지원했다.

허 교사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직접 체험하며 적응력과 창의력을 키워나가야 하는 시기에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제한돼 아쉽지만, CJ도너스캠프에서 온택트로 진행되는 다양한 문화 창의, 인성 교육에 참여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학교도 학원도 아닌 공부방 선생님으로 조 센터장이 15년간 헌신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 센터장은 “그저 모든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소망할 뿐이며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 보다 더 큰 보람과 기쁨은 없는 것 같다. 그것이 ‘즐거운지역아동센터’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제가 사회복지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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