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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年평균 60조원' 쓰던 삼성·SK…투자늘려 정부에 화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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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제지원·인력양성 등 담아 'K-반도체' 전략 발표

결국 기업이 활로 뚫어야…R&D·설비 투자 확 늘어날듯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발언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1.5.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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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주도권 다툼에서 생존하기 위해 정부가 이른바 'K-반도체 전략'을 전격 공개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화답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실적으로 반도체 시장의 주체인 민간 기업들이 신기술 개발을 위한 자발적 투자 확대나 우수인재 채용 등의 방식으로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정부는 세액공제 등의 '간접적' 형태의 지원 패키지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기존에도 연구개발(R&D)과 시설 확충 등에 연 평균 합계 60조원 이상을 쏟아부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외에도 파운드리(위탁생산)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도 투자를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정부가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며 공개한 510조원대의 민간 투자 계획의 절반 이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2개 업체의 몫으로 분석된다.

그중에서 삼성전자는 홀로 3분의 1가량을 책임진다. 앞서 2019년 4월 화성캠퍼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도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년 전 발표한 기존 투자 계획에 약 29%(38조원)를 증액해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남은 9년간 38조원이 추가로 투자되는 것이니 연 평균 4조원 이상씩 늘어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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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 연대 협력 협약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5.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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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에선 최근 삼성전자의 투자 흐름을 살펴볼때 연간 4조원 증액은 그리 큰 부담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투자 규모는 시장 상황이나 여러 조건들을 따져 언제든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삼성전자의 R&D 투자비는 2018년 18조6620억원 이후 2019년 20조2076억원, 2020년 21조2292억원 등 매년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설비 투자의 경우엔 메모리 시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공정 전환과 신 공장 건설 등을 감안하면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비 투자에 32조8915억원을 집행했다.

특히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판을 깔아줬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대기업의 경우 R&D 투자비의 최대 40%를 세액공제해주기로 했다. 신기술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해달라는 당부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가 설비 투자와 관련해서도 대기업에 대해 6%를 공제해주고 증가분에 대해선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4%를 감면해준다.

당장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평택캠퍼스에 축구장 25개 크기에 맞먹는 세계 최대 규모 3라인(P3)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세제 혜택을 톡톡히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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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1.5.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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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전략이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분야에 대한 대책을 포함하고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메모리 제조사인 SK하이닉스도 정부의 세제혜택에 힘입어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2019년부터 경기도 용인에 120조원 이상을 투자해 중소 협력업체들과 생태계를 키우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꾸릴 계획인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정부의 세액공제 확대가 반갑게 느껴질 것으로 분석된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전날 정부의 지원책에 발맞춰 "글로벌 ICT 발전속도를 감안할 때 이천과 청주 등 공장이 있는 지역에 2030년까지 110조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깜짝 발표를 하기도 했다.

특히 박 부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증설 또는 M&A(인수합병)까지 고려해 8인치 파운드리 캐파 확보를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이는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경쟁력 유지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년간 연 평균 16조원 이상을 R&D와 설비 투자에 집행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메모리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던 SK하이닉스가 정부 지원에 발맞춰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늘리는데 힘을 쏟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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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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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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