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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SPO 사직] 나승엽 예고 말소… 롯데 큰 그림과 "바꿔보겠다"는 당찬 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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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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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나승엽(19·롯데)은 고교 시절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관심을 받을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실제 한 구단과는 계약까지 가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는 나승엽을 2라운드(전체 11순위)에서 지명하는 강수를 던졌다. 그리고 나승엽을 설득시킨 끝에 결국은 롯데 유니폼을 입혔다.

메이저리그 팀도, 롯데도 총력을 다할 정도로 매력적인 재능이었다. 연습 및 시범경기에서도 기회를 계속 줬다. 당장의 1군 주전 선수는 아니지만, 충분한 경험을 주며 성장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시범경기 활약도 나쁘지 않았다. 수비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공격에서는 6경기에서 타율 0.308로 활약했다.

개막과 함께 2군에 갔던 나승엽은 5월 12일 사직 SSG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런데 전제 조건이 붙어 있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나승엽을 3일만 쓰고 다시 2군에 내려 보내겠다고 했다. 일찌감치 등록 시점과 말소 시점을 정해둔 것이다. 투수들은 간혹 등판 후 곧바로 내려갈 계획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야수는 상대적으로 그런 사례가 적다. 언제 말소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는 것도 보기 쉬운 일은 아니다.

서튼 감독이나 롯데 프런트나 나승엽이 당장 1군 주전 선수가 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마냥 2군에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중이 읽힌다. 선수에게 크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1군 분위기를 체험하며 기분 전환을 하고 또 동기부여를 만들 시간으로 설정한 게 ‘3일’이다. 나승엽을 시작부터 전략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서튼 감독은 13일 사직 SSG전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나 KBO리그나 어린 선수가 처음 1군에 올라오면 긴장과 하고 불안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대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1군에 올려서 잘못했다는 이유로 내려가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입을 열면서 “어린 선수, 특히 신인들에게 기대감이라는 게 있다. 기대감이 중압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려갈 시간까지 미리 정해줬다는 설명이다. 서튼 감독은 “3일 시간을 주고, 3일 동안 재밌게 야구를 해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 내려가도 부정적인 생각이 없다. 또 다시 1군의 맛을 보기 위해 올라가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고 웃었다. 이렇게 되면 나승엽도 굳이 욕심을 부리거나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대신 3일이라는 시간을 최대한 즐기고, 더 많은 것을 눈에 담아두려 할 수 있다. 모자란 것을 느낀 게 있다면 2군에 내려가서 파고들면 된다.

서튼 감독은 나승엽을 비롯, 12일 KBO리그 데뷔전과 첫 안타 등 잊지 못할 하루를 남긴 선수들을 두고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12일 패배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요소는 나승엽이 1군에서 첫 안타를 쳤다”고 웃었다. 이런 감독의 응원을 받은 나승엽은 13일 경기에서는 2안타에 타점까지 기록하며 한결 부담을 던 플레이를 펼쳤다.

나승엽 또한 13일 경기 후 "어제는 솔직히 경기 전에도 그렇고, 긴장을 했었다. 오늘은 긴장이 아예 없었던 것 같다"면서 "경기를 해가면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2군에서) 침착함과 정확성을 많이 늘려야 할 것 같다"고 구단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한 말을 했다. 그러면서도 "(2군에 내리기로 한) 감독님 마음을 바꿔보겠다"고 웃었다. 차근차근 나승엽의 기반을 만들어주려는 롯데의 큰 그림에 나승엽도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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