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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야당대표 꿈꾸는 초선들…김웅·김은혜·윤희숙 등에 중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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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사표 낸 김웅 “새 인물이 희망”

김은혜 오늘 출마, 윤희숙도 고심

원외주자 이준석 “기득권 다 없애야”

김종인, 퇴임 후 “차라리 초선 세워라”

주호영 등 중진들은 “경륜 있어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자 당 일각이 술렁대고 있다. 보수정당에서 소수인 호남(전남 순천) 출신이, 그것도 의원이 된 지 1년밖에 안 된 초선이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 못 돌린다”며 인적쇄신·세대교체론을 꺼낸 데 따른 후폭풍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회견에서 “새로운 인물만이 새 시대의 희망을 담을 수 있다”며 “초선에 불과한 제가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기존의 여의도 정치 공식에 젖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변화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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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의 가치 노선에 대해 “우리가 가야 할 곳은 노동자가 철판에 깔려 죽은 현장이고, 임대 전단지가 날리는 빈 상가이며, 삼각 김밥으로 한 끼 때우고 콜을 기다리는 편의점”이라며 “우리는 가장 낮은 곳의 아픔을 공감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보수이고, 그 실천이 진정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공천 30% 할당제와 청년 정치인 양성 100억원 기금 마련, 대선 경선 100% 국민경선 등을 공약했다. 출마 선언 뒤엔 기자들과 문답을 가졌다.

Q :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은.

A : “과거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야 들어올 수 있다.”

Q : 두 전직 대통령(이명박·박근혜) 사면엔.

A : “관심 없다. 우리 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서 사면을 하겠다.”

논란이 일고 있는 ‘당원 투표 70%+ 일반 여론조사 30%’ 룰의 변경 여부에 대해선 “우리 당원들은 정말 어려울 때 당을 지켜주신 분들임도 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김 의원 입장에선 일반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확대하는 게 유리하지만, 그런 주장이 자칫 강성 당원들을 자극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유력 대표 주자인 주호영 의원은 “가장 낮은 곳에서 누구보다 뜨겁게 우리 당을 지켜오신 당원동지들에게 자부심을 되살리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수정하면 안된다는 견제구라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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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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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민의힘 대표 경선은 시간이 갈수록 ‘초선·신진 vs 중진’ 간 대결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당장 김웅 의원에 이어 김은혜 의원이 14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한다. MBC 기자와 이명박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 의원은 통화에서 “4·7 재보선 승리 후 변화와 쇄신이 없으니 민심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와 미래의 갈림길에 있는 당을 이대로 두면 과거로 회귀할 것”이라며 “초선이자 여성이자 무계파인 내가 당 대표가 되는 게 국민에게 변화 징표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5분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윤희숙 의원도 출마를 막판까지 고심 중이다. 윤 의원 측은 “초선 동료 의원들로부터 출마 권유를 강하게 받고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 중이다. 다만 이번 전당대회만이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기에 쫓기듯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7월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했던 임대차3법의 문제점을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반대 연설로 조목조목 비판해 화제가 됐다.

원외 주자 중에선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그는 “충격이 있더라도 기득권에 해당하는 것들을 다 없앨 필요가 있다”고 연일 개혁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고위원 경선에는 초선 배현진 의원이 뛰어들었다. 배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이라는 필승의 각오”라며 “국민과 당원을 위한 봉사자를 자처하면서, 정작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 책임을 국민과 당원에 떠넘기는 비겁한 지도부는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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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마포구 마포포럼에서 열린 '더좋은세상속으로' 정례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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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선 초선 그룹의 존재감이 커진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영향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퇴임 직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을 “아사리판”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 “차라리 초선 의원을 당 대표로 내세우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단순히 메시지를 넘어 초선 당권주자인 김웅 의원을 직접 만나 40분간 “자기만의 정치를 하라. 더 세게 붙어라” 등 조언을 하기도 했다.

반면 당 대표에 출마한 중진 그룹은 대선 정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경험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주호영·조해진 의원을 비롯한 영남권 주자는 물론 권영세(서울 용산) 의원 등 수도권 중진들도 “이번 당대표는 대선 관리형 리더로 대선을 치러본 경륜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일훈 기자 hym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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